김정은 “지방에 생필품조차 제공 못해 한심”…경제난 시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방 인민들에게 기초식품과 식료품, 소비품을 비롯한 초보적인 생활필수품조차 원만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전반적인 지방경제가 초보적인 조건도 갖추지 못한 매우 한심한 상태”라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가 지난 23~24일 열렸고 이 자리를 주재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자세히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와 낙후된 지방경제 수준을 지적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북한 경제난 가속화를 시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분석이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일부 정책 지도부서들과 경제기관들에서는 현실적이며 혁명적인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말로 굼때고 있었다”(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말로 대강 때우다)며 “조건이 유리한 몇 개의 시·군들에만 지방공업공장들을 건설하고 나머지 시·군들은 준비나 다그치는 것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소극적인 것은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할 수 있는가. 반드시 할 수 있으며, 또 할 것이다.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내놓았다. 내용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전국 인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해마다 도별로 2개 군에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위해 인민군까지 순차적으로 동원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당 중앙은 지방 발전정책 집행 정형을 놓고 도·시·군당 책임 비서들의 당성·인민성·책임성에 대해 평가할 것”이라고 예고까지 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공업 재건을 위한 사업에 군까지 동원했다는 건 민심 이반 등 내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말한 ‘한심한 상태’의 근본 원인은 그동안 민생을 외면하고 무기 개발로 국제 제재와 고립을 자초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부족한 재원을 가지고 무기 개발과 지방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 “순항미사일 불화살 3-31 발사”=이날도 북한은 전날 미사일총국이 개발 중인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 오전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한 사실을 포착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번에 첫 등장한 불화살-3-31형의 외형은 기존 화살-1형과 유사했다. 북한은 2021년 9월 ‘북한판 토마호크’라고 불리는 KN-27 개량형 화살-1형을 첫 시험발사한 뒤 2023년 9월까지 수차례 화살-1·2형 시험발사에 나섰다.
2022년 10월 화살-1형 발사 땐 비행거리가 2000㎞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또 2023년 3월에는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화살 미사일들을 고도 600m에서 공중 폭발시켰다”, 같은 해 9월엔 “목표 섬 상공의 설정 고도 150m에서 공중 폭발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사진까지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불화살-3-31형은 화살-1·2형의 세 번째 버전으로 전술핵탄두 카트리지인 화산-31형을 탑재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영교·이근평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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