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모드'로 임하고도 무승부…명분도 실리도 못 취한 클린스만호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힘을 뺀 것도 아닌데 기대 이하의 승부를 펼쳤다.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3차전을 치른 한국이 말레시이아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전반 21분 이강인의 코너킥에 이은 정우영의 헤더 슈팅으로 선제 득점했으나 후반 초반 연속 실점을 내주며 역전 당했다. 후반 6분 황인범을 향한 압박에 공을 빼앗겼다. 아르피 아이만의 공격 이후 공을 이어받은 파이살 할림이 김민재와 조현우를 앞에 두고 절묘한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17분에는 설영우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아이만의 슈팅에 실점했다.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이 재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8분 이강인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통해 균형을 맞췄다. 킥이 골키퍼 손 맞고 골라인을 넘어갔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오현규가 이끌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로멜 모랄레스에게 또 동점골을 내줬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모았던 건 로테이션 가동 여부였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라 경고를 안고 있는 선수들을 관리하고 적절한 체력 안배와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런데 "1위를 하겠다"고 말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유의미한 수준의 로테이션을 실시하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이기제를 포함해 세 자리를 바꾸는데 그쳤다. 대표팀 핵심으로 꼽히는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 김민재 등은 모두 선발로 내세웠다.

전반전 먼저 득점에 성공할 때만 해도 의도한 대로 경기가 진행되나 싶었으나 후반 초반 역전을 당해 예상 밖의 상황이 펼쳐졌다. 그리고 끝내 1위라는 명분을 챙기지 못했다. 재역전 이후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다.

물론 실리도 못 챙겼다. 역전을 당한 이후 부랴부랴 교체를 실시하면서 결국 포지션별 핵심인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가 경고 누적과 부상의 위험에 노출된 채 풀타임을 소화했다.

1승 2무, 2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한 한국은 31일 오전 1시 16강에서 F조 1위와 만난다.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2위 태국 간의 F조 3차전 결과에 따라 상대가 결정될 예정이다. 태국이 승리하면 태국, 그 외에는 사우디와 격돌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