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현장] 클린스만 대굴욕…'130위' 말레이시아전 3-3 무→E조 2위+16강 사우디전 유력

권동환 기자 2024. 1. 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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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클린스만호가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말레이시아 상대로 진땀 승부 끝에 비기는 굴욕을 당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조별리그 E조 맞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며 3-3 무승부를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30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정우영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2골을 허용하며 패배 위기에 놓었다. 한국이 말레이시아한테 2실점한던 46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 E조 3위로 추락하는 듯 했지만 다행히 이강인이 환상적인 프리킥 동점골을 터트렸고, 이후 손흥민이 페널티킥 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경기 종료를 앞두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조별리그 최종 순위를 E조 2위로 마무리했다. 그 결과,  16강을 확정 지은 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 중 F조 1위를 차지한 팀과 만나게 됐다.

◆ 대대적 로테이션 없다…클린스만, 체력+경고 문제 '정면 돌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설영우, 김민재, 김영권, 김태환이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정우영과 황인범이 지켰고, 2선에 이재성, 손흥민, 이강인이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에 조규성이 이름을 올렸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는 3-4-3으로 맞섰다. 시한 하즈미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도미닉 탄, 디온 쿨스, 샤룰 쒀드가 백3를 형성했다. 중원은 라브르 코르빈옹, 스튜어트 윌킨, 브렌단 간, 다니엘 팅이 맡았다. 최전방에서 파이살 할림, 대런 록, 아리프 아이만이 한국 골문을 노렸다.

이번 아시안컵 엔트리는 26명으로 구성되며 매경기마다 각 팀 감독이 23명을 골라 선발 혹은 교체 명단에 넣을 수 있다. 나머지 3명은 관중석으로 향한다. 클린스만호는 말레이시아전 명단에서 김승규, 김주성, 이기제 3명을 제외했다.

지난 요르단과의 2차전과 비교하면 3자리가 바뀌었다. 센터백 정승현 대신 김영권이 나왔고, 부상으로 빠진 이기제를 대신해 김태환이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중원에선 박용우가 빠지고 정우영이 선발로 출격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핵심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우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반드시 말레이시아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지만 한국 축구 팬들을 걱정을 감출 수 없었다. 

먼저 결승전까지 간다면 말레이시아전을 포함해 5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데 클린스만 감독의 소극적인 로테이션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한국 라이벌 일본이 지난 24일 인도네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려 8명을 로테이션한 것과 크게 대조됐다.

토너먼트에 올라가면 경기 간격이 3~4일 정도로 짧아지기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핵심 선수들이 지쳐 대회 후반에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또 '옐로 트러블'도 클린스만호가 현재 직면 중인 문제이다. 지난 조별리그 2경기에서 한국은 총 7명의 선수들(박용우, 김민재, 이기제, 조규성, 손흥민, 황인범, 오현규)이 카드를 받았다.

대회 규정상 각기 다른 2경기에서 경고를 받아 옐로카드가 2장 누적된 선수들은 한 경기 출장 정지를 받는다. 말레이시아전 선발로 나선 손흥민, 조규성, 김민재, 황인범이 카드를 받으면 16강을 결장한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일본 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예상되고 있어 팬들과 클린스만 감독은 이들이 카드를 받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많은 축구 팬들이 기대를 모았던 황희찬은 벤치에 복귀했지만 선발엔 포함되지는 못했다. 앞서 황희찬은 엉덩이 부상으로 인해 조별리그 2경기를 모두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올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3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희찬의 부재는 클린스만호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쳤다.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한국은 황희찬이 결장한 조별리그 2경기에서 공격력 저하를 실감했다.

1차전 바레인전 때는 황인범의 선제골과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 전반 초반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진 후 동점골과 역전골을 연달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황인범이 후반 추가시간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공격진에서 좀처럼 화력이 폭발하지 않아 팬들은 하루 빨리 황희찬이 선발로 돌아오길 기대했다. 요르단전이 끝난 후 황희찬은 훈련에 복귀했기에 선발 가능성을 높였으나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또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명단 제외를 당했던 김진수도 벤치 명단에 포함되면서 후반전 출격을 예고했다.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또 하나의 요소는 조규성의 선발 출전이다. 덴마크 미트윌란에서 활약 중인 조규성은 지난 조별리그 2경기를 모두 선발로 출전하면서 클린스만호 최전방을 책임졌다.

그러나 조규성은 대회 초반 클린스만 감독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경기에서 침묵했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득점 찬스도 여러 차례 놓치면서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조규성 본인도 자신에 대한 팬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잘 알고 있다. 말레이사전을 앞두고 그는 "득점할 기회는 계속 온다. 찬스가 오면 내가 잘 살려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된다. 남은 경기에서는 꼭 득점하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침 경기가 열리는 1월 25일은 조규성의 26번째 생일이다. 조규성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축하포와 지난 경기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속죄포를 터트릴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정우영 헤더 선제골' 클린스만호, E조 선두 등극…16강 한일전 가능성 'UP'

전반 초반부터 말레이시아는 한국을 상대가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 7분 말레이시아 공격수 록이 전방 압박을 통해 조현우의 골킥을 방해했다. 다행히 공이 록 몸을 맞고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한국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8분 이강인이 위험한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팬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말레이시아 센터백 탄이 이강인의 터치를 방해하기 위해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는데, 이강인이 탄이 높게 들어올린 다리에 걸려 쓰러졌다.

공중에서 떨어진 이강인은 통증을 호소했고, 반칙을 선언한 심판은 탄에게 다가가 주의를 줬다. 다행히 이강인이 충격에서 회복해 다시 일어나 경기에 임했다.

이후 한국의 프리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롱킥이 정확히 전방으로 쇄도하는 조규성 앞으로 배달됐다. 이때 조규성은 터치가 길면서 끝내 슈팅을 가져가지 못했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조규성의 위치가 말레이시아 최종 수비라인보다 앞서 있었다고 판정을 내렸다.

전반 15분 손흥민이 좋은 움직임을 통해 유효슈팅까지 만들었다. 정우영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그대로 박스 안으로 질주했고, 수비를 한 명 제친 뒤 가까운 포스트를 향해 왼발 슈팅을 날렸다.

다만 손흥민의 날카로운 슈팅은 말레이시아 수문장 하즈미 골키퍼가 손으로 쳐내면서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19분 이재성이 경고를 받으면서 양 팀 통틀어 첫 번째 경고가 나왔다. 말레이시아 윙백 코르빈옹이 황인범을 제친 후 돌파를 시도하자 이재성이 과감히 슬라이딩 태클로 역습을 저지했다. 심판은 곧바로 이재성한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은 전반 21분 세트피스를 활용해 득점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다. 말레이시아전 선제골 주인공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득점왕 정우영이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이 빛을 발했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정우영이 정확히 머리에 맞춰 골대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때 하즈미 골키퍼가 몸을 날려 골대 안으로 향한 정우영의 헤더 슈팅을 왼팔로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즈미의 놀라운 선방 장면이 한 차례 연출됐지만 곧바로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됐다. VAR 판독 결과, 하즈미가 손으로 걷어내기 전에 공이 이미 라인을 완전히 넘긴 것으로 확인돼 한국의 선재골로 이어졌다.

말레이시아전 선제골로 정우영은 지난해 10월 베트남과의 친선전 이후 6경기 만에 득점포를 터트리면서 A매치 4호골을 기록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2골을 터트린 이강인도 정우영의 골을 도우면서 공격포인트를 하나 더 늘렸다.

전반 24분 정우영의 선제골을 도운 이강인이 좋은 턴 동작으로 수비의 견제를 피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날아온 뒤늦은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반칙을 이끌어 냈다. 이때 심판이 카드를 꺼내들지 않자 클린스만 감독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반 35분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크로스 공격을 저지한 후 이강인이 박스 밖에서 발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슈팅이 잔디를 때리고 크게 튀면서 하즈미 골키퍼가 안전하게 품에 안았다.

전반 38분 손흥민이 빠른 돌파로 코너킥을 유도했다. 손흥민이 빠른 돌파로 박스 안까지 들어오자 말레이시아 윙백 팅이 황급히 공을 걷어냈다. 이때 팅이 건드린 공이 말레이시아 골대 쪽으로 향하자 하즈미 골키퍼가 옆으로 쳐내면서 한국의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42분 이강인이 박스 밖에서 골문 쪽을 향해 왼발 아웃프런트 패스를 시도했다. 만약 동료 선수들이 건드렸다면 골로 연결될 수 있었지만 이강인의 패스는 선수들을 그대로 통과해 하즈미 골키퍼 품안으로 향했다.

전반 44분 조규성이 아쉽게 생일 축하포를 놓쳤다.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뒤로 돌아간 설영우에게 공을 내줬고, 설영우의 크로스가 정확히 조규성 머리로 향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헤더로만 멀티골을 터트렸던 조규성은 약 1년 만에 찾은 카타르에서 다시 한번 헤더 골을 맛볼 수 있었으나 하즈미 골키퍼가 발로 막아내면서 추가 득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경기 중단 시간이 적었기에 전반 추가시간은 2분만 주어졌다. 짧은 추가시간 동안 한국은 역습을 통해 추가골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공을 달고 달려가던 정우영은 왼쪽에서 함께 쇄도하고 있던 설영우에게 공을 내줬다. 설영우는 곧바로 골대 앞으로 날카로운 컷백 패스를 시도했는데, 조규성이 몸을 날려 발을 쭉 뻗었지만 설영우의 크로스는 조규성의 발을 지나치면서 라인 밖으로 나갔다.

아쉬운 역습 공격을 끝으로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한국은 전반전을 정우영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마쳤다. 이날 한국은 공 점유율 84%를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슈팅 5회를 시도하는 동안 한 번의 슈팅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편, 같은 시간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3차전 전반전은 바레인이 1-0으로 앞선 채로 끝나면서 눈길을 끌었다. 전반 34분 역습 상황을 공격수 압둘라 유수프가 마무리 지으면서 선제 득점을 올렸다.

만약 전반전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E조의 순위는 크게 변동된다. 한국이 조 1위로 올라가고, 바레인이 2위에 올라 한국과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조 1위였던 요르단은 3위로 내려가게 된다.

이 경우 한국은 16강에서 D조 1위를 만나게 되는데, D조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는 다름 아닌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축구 강국으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대회 시작 전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이 결승전이 한일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빅매치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 동점골+PK 역전골…한국 구한 이강인의 왼발,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된 후 전반전 동안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던 말레이시아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6분 말레이시아 공격수 록이 박스 인근에서 후방 빌드업을 시도하던 황인범을 강하게 압박해 공을 탈취했다. 이후 공은 아이만에게 전달됐고, 박스 안에서 아이만은 월드 클래스 센터백 김민재의 수비에 막혀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세컨볼을 할림이 잡았고, 할림은 김민재와 골문을 비우고 나온 조현우를 상대로 공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김민재와 조현우 사이 공간을 노린 정확한 슈팅으로 스코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터트렸다.

한국 축구 팬들은 일제히 말레이시아의 반칙을 주장했다. 록한테 태클을 당한 이후 황인범이 큰 통증을 느꼈는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의 동점골이 터진 후 VAR이 가동돼 록이 황인범으로부터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주심이 직접 라인 밖으로 나가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는데, 모니터를 유심히 본 심판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말레이시아의 득점을 인정했다.

동점골의 빌미가 된 황인범은 후반 12분 박스 밖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통해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했지만 슈팅이 위로 뜨면서 말레이시아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후반 13분 한국의 말레이시아 역습을 막아내면서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왼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가 박스 안에 있던 아이만에게 향했는데, 이를 설영우가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설영우의 걷어내기 이후 아이만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기에 말레이시아 팬들은 페널티킥을 주장했다. 처음엔 반칙 선언을 하지 않았던 심판은 VAR 요청에 따라 다시 한번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다. 모니터를 유심히 본 심판은 판정을 정정해 말레이시아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건 반칙을 이끌어 낸 아이만이었다. 아이만은 조현우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오른쪽 골대 구석에 정확히 공을 꽂아 넣어 경기를 뒤집는 역전골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역전을 당하면서 실시간 순위에서 한국은 E조 3위까지 추락했다. 조 3위 중 성적이 가장 좋은 4팀이 토너먼트에 올라가기에 16강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말레이시아한테 2골을 먹히며 역전을 허용한 건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이 통산 전젹 29승9무7패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2골을 내준 건 1978년 9월 AFC가 주관한 프레지던트컵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쫓아가는 입장이 된 한국은 후반 17분 교체 카드 2장을 사용해 변화를 줬다. 조규성과 황인범을 불러 들이고, 황희찬과 홍현석을 넣었다. 그동안 엉덩이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왔던 황희찬은 위기의 순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희찬과 교체된 조규성은 자신의 생일에 열린 말레이시아전에서도 또다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쓸쓸히 경기장을 떠났다. 말레이시아전 침묵으로 조규성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으나 침묵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후반 21분 황의찬은 들어오자마자 좋은 슈팅을 날리며 말레이시아 골문을 위협했다. 손흥민의 컷백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골대를 향해 정확한 슈팅을 날렸지만, 말레이시아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에 막혀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후 이어진 한국의 코너킥 공격을 막아낸 말레이시아는 역습을 통해 추가골을 노렸다. 할림이 박스 안까지 들어 왔으나 슈팅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옆으로 벗어나면서 한국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좀처럼 동점골이 나오지 않자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2명을 추가로 교체했다. 선제골 주인공 정우영과 설영우를 빼고, 오현규와 김진수를 투입했다. 이후 오현규를 향한 이재성의 컷백 패스가 말레이시아 수비에 차단되면서 한국의 공격은 또 한 번 무산됐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자 후반 34분 김진수가 직접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대 옆으로 날아가 말레이시아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후반 36분 한국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후반전 교체로 들어온 공격수 파울루 주에가 이강인을 강하게 밀쳐 넘어 뜨리면서 반칙을 범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보다 완벽한 프리킥을 위해 동료들의 위치를 조정하던 이강인은 기어코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골대 상단을 때린 뒤 몸을 날린 하즈미 골키퍼 손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강인의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이날 이강인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모든 득점에 관여했다. 또 지난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 멀티골에 이어 대회 3호골을 기록했다.

이후 한국은 계속 말레이시아를 몰아 붙였으나 역전골을 넣지 못했다. 온필드 리뷰로 인해 후반 추가시간은 무려 12분이나 주어졌다.

후반 추가시간이 약 3분 가량 흐른 시점에 오현규가 박스 안에서 말레이시아 수비수들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다시 한번 VAR이 가동됐다. 심판은 다시 한번 터치 라인 밖으로 나가 모니터를 확인했고, 한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건 대표팀 주장이자 지난 요르단전 때도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던 손흥민이었다. 당시 골대 정중앙을 향해 파넨카 킥을 시도했던 손흥민은 이번엔 왼쪽 구석을 노린 빠르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스코어 3-2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이후 멀티골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팅의 멋진 태클에 막혔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질주하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지만, 팅의 태클이 절묘하게 공만 건드리면서 손흥민의 슈팅 기회를 막아냈다.

한국이 긴 추가시간을 계속 보내고 있는 도중 요르단과 바레인 간의 맞대결이 바레인의 1-0 승리로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만약 한국이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한다면 클린스만호의 다음 상대는 일본이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국의 승리로 점쳐지던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기어코 또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전 교체로 들어온 공격수 로멜 모랄레스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3-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 사이 좋게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이로 인해 다시 순위가 바뀌면서 한국 E조 2위를 확정, 16강에서 F조 선두와 16강에서 만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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