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피습'에 한동훈 "테러 절대 안돼" 이재명 "상처 저릿"

김효성, 황수빈, 조수진 2024. 1.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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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10대 남성에게 피습당하자 여야는 이를 ‘정치테러’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50분경 배 의원이 긴급후송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을 찾아 배 의원의 상태를 살폈다. 오후 5시 18분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시간 30분 만이었다. 한 위원장은 병원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도록 한 뒤,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 사안의 진상이 신속하고 명확하게 밝혀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약 25분간 배 의원을 만난 한 위원장은 병원을 나서면서 “배 의원이 잘 이겨내고 있었다. 그가 ‘국민께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테러로 인한 피해는 진영의 문제나 당의 문제가 아니다”며 “다만 막연한 추측이나 분노로 국민께서 걱정하시고 불안해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응급실에서 치료 중인 배현진 의원을 병문안 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배 의원 피습 소식에 두렵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극한의 정치, 증오의 정치가 가득한 혼란한 시대에 또다시 발생한 폭력과 정치 테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범인은 배 의원임을 확인한 후 범행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건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엄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배 의원의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입장문에서 “어떠한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로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수사기관은 해당 사건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총선을 앞두고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안전 확보와 유사 범죄 예방에 전력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배 의원 피습 1시간 30분 만에 페이스북에 “어떠한 정치테러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 온다”며 “배 의원의 조속한 쾌유를 기도한다. 염려하실 가족에게도 마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썼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60대 남성에게서 흉기로 목 부위를 찔려 수술을 받았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범인이 배 의원임을 알면서 자행한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수사 당국은 테러범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동기와 배후 등 진상을 낱낱이 밝혀주길 촉구한다”고 썼다.

경찰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피습을 당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제3지대도 ‘배현진 피습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은 “가해자가 배 의원임을 확인하고 테러를 가했다는 점에 우려가 크다”며 “대상이 정치인이든, 누구든,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김영호 개혁신당 대변인도 “수사기관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내려주길 촉구한다”며 “정치가 더는 사회적 증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정치권 전체가 힘을 모을 때”라고 밝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실이 제공한 피습관련 CCTV 화면. 뉴스1

정치권은 피의자인 15세 중학생이 범행 직전 “국회의원 배현진이냐”고 먼저 신원을 확인한 점, 범행 흉기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배 의원을 습격하는 영상을 접한 의원들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오후 10시쯤 배 의원을 문병한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떤 동기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지만, 무차별적인 가격으로 국민 공분을 자아내는 일”이라며 “배 의원이 몸도 많이 다쳤지만, 이 상황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 전했다.

외신도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 분열이 극에 달했다”며 “한국에서 정치인에 대한 공격은 드문 일인데, 이달에만 연속으로 정치테러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도 “배 의원이 강남 한복판에서 돌을 든 괴한에 피습당했다”며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AP통신도 “야당 대표가 괴한에 목을 찔린 지 몇 주 만에 발생한 이번 피습은 한국의 극도로 양극화된 정치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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