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원이냐" 돌로 머리 가격…10대가 정치인 테러했다

이영근, 황수빈 2024. 1. 2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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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41)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강남에서 15세 중학생에게 피습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배 의원은 이날 오후 5시18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안에서 강남구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에게 돌로 머리 뒷쪽과 얼굴 등을 무차별 가격당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피의자 A군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던 배 의원을 뒤따라와 “국회의원 배현진이냐”고 물은 뒤 갑자기 습격했다고 한다. 의원실 관계자는 “손바닥 크기의 돌이 쪼개질 정도로 가격했고,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고 전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10대 남성의 습격을 받았다. 배 의원실이 공개한 건물 CCTV 영상에는 이 남성이 오른손에 돌멩이를 들고 배 의원을 10여차례 가격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뉴스1


배 의원실이 공개한 건물 CC(폐쇄회로)TV 영상에 따르면 배 의원이 건물 내부로 들어선 직후 뒤따르던 A군을 보며 무언가를 말하는 순간 A군이 갑자기 오른손으로 머리와 얼굴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배 의원이 바닥으로 쓰러진 이후에도 A군은 건물 안쪽에서 한 남성이 나와 제지할 때까지 10여차례 가격을 계속했다.

범행 현장 주변의 CCTV에는 A군이 배 의원 도착 30여 분 전부터 해당 건물 주변을 서성이는 장면이 담겼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돌로 가격한 용의자 A씨가 경찰에 이송되는 모습. 이영근 기자


A군은 특수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군의 범행 동기 등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미성년자임을 감안해 관련 규정에 따라 수사 사항과 신상 정보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피습 직후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조치를 받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상태다.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의식이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배 의원은 개인 일정을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병원 박석규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배 의원이) 놀란 상태였지만 출혈이 아주 심하진 않았다”며 “1㎝ 정도 열상을 봉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재 순천향대 서울병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배 의원의 이마와 오른쪽 눈가에 돌멩이에 찍혀 상처가 났고,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혀 열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CT상으로 두개골에 금이 가거나 내부 출혈은 보이지 않지만 뇌진탕이나 모세혈관 출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내일 MRI 정밀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배 의원은 의료진에게 연신 괜찮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도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장이 25일 저녁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치료중인 배현진 의원을 만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배 의원 병실을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서 범인을 엄벌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막연한 추측이나 분노로 국민이 걱정하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배 의원을 만나고 나와 “(배 의원과) 대화를 했고, 국민들에게 너무 걱정말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 피습은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김모(67)씨에게 흉기에 찔린 뒤 23일 만에 발생했다. 이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온다”며 “어떤 정치테러도 용납해선 안 된다”고 썼다.

이영근·김서원·전민구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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