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최대 매출에도 숙제…가전 ‘닫힌 지갑’, 전장 ‘수익성’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84조원의 연간 매출과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는 핵심 사업인 생활가전과 TV에서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해, 소비자의 닫힌 지갑을 열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성장 사업인 전장(전기차 관련 전기‧전자 장비) 부문 역시, 수익성 제고가 목표다.
年 실적 괜찮지만, 향후 수익성 고민
25일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매출 84조 2278억 원에 영업이익 3조 5491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9% 증가, 영업익은 0.06% 감소했다. 회사는 연 매출을 3년 연속 경신하고 있다.
부문별로는 TV를 제외한 생활가전(H&A) 매출이 30조원을 돌파했고, 회사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전장사업(VS) 매출은 전년 대비 17% 성장해 10조원을 넘겼다. 회사는 “캐시카우인 생활가전과 미래 사업인 전장이 쌍끌이로 최대 매출을 이끌었다”라고 자평했다. 두 사업이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8%다.
그러나 4분기 실적만 보면 매출 23조1041억원에 영업이익 3131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을 밑돌았다. 생활가전과 TV, B2B솔루션 부문에서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전장 사업 영업이익은 57억원에 그쳤다. ‘아이폰15 출시 효과’로 호실적을 거둔 LG이노텍을 제외하면, LG전자는 4분기 1749억원의 적자를 봤다. 회사는 ‘가전 부문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올레드TV를 포함한 프리미엄 TV 수요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중저가 가전·TV 시장 공략하고, B2B 확대
LG전자는 실적발표와 함께 “미래지향적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며, 사업의 한계 돌파에 집중하겠다”는 올해 목표를 내놨다. 세탁기·냉장고 같은 주력 제품의 프리미엄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냉난방 공조 등 B2B(기업 간 거래) 영역을 키우겠다는 것. 회사에 따르면 현재 생활가전 매출 중 B2B의 비중은 20% 초반대다. 특히 LG전자는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사용해 난방하는 히트펌프 사업을 키우고 있는데, 탈 탄소 추세가 뚜렷한 북미·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장기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가전과 TV 사업은 프리미엄 시장과 ‘볼륨 존’(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편다. 회사는 “프리미엄 존에서는 투명TV 같은 시장 선도 제품을 강화해 중국업체 등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내고, 중저가에서는 ODM(생산자 개발방식)과 전략 시장 중심으로 중국 업체를 따돌리겠다”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전장 사업은 외형보다 질적 성장에 나선다.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해 말 전장 사업의 수주 잔고는 90조원 중반대”라며 “가전과 IT에서 쌓은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내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등 각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차량을 줄인 것에 대해서는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 때문에 시장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 7조 5586억원에 영업이익 4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4%, 영업이익은 184.6% 성장했다. 회사 주력상품(카메라 모듈)의 주요 거래처인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를 지난해 9월 글로벌 출시한 효과다. LG이노텍의 지난해 매출은 20조 6053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2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8308억원을 기록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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