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이성윤, 2심 무죄…"김건희 명품백은 사실" 與 공격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고검장)이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 사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 서승렬)는 25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이 연구위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수사 중단의 주된 원인을 보면 윤대진 당시 검찰국장의 2회에 걸친 수사 중단 요구 등으로 수사팀이 자체 중단 판단했을 가능성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이 판결했다. 지난해 2월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와 동일한 판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6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겠다고 보고하자 외압을 행사해 중단시킨 혐의로 2021년 5월 기소됐다. 같은 해 3월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 이광철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 차규근 당시 법무부·외국인 출입국 정책본부장이 허위 내사사건 번호 등을 기재한 문서로 김 전 차관을 불법 출국금지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려다가 이 연구위원의 외압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연구위원이 당시 안양지청장에게 “(수사 필요성) 보고는 안 받은 것으로 하겠다”고 하고, 안양지청 차장검사에게도 “긴급 출국금지 조치는 법무부와 대검이 이미 협의된 사안”이라고 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이 권리를 남용해 수사 검찰의 명확한 의지를 묵살했다”(지난달 2심 결심공판)고 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출국금지는 법무부와 대검이 협의된 사항’이라고 한 것을 위법 부당한 업무 지시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굳이 안양지청의 문건을 보고하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할 뚜렷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며 범행 동기나 고의도 없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선고 뒤 기자들에게 “이 사건 판결이 검찰권을 남용한 정치 검사들의 행위에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식 정의’가 아니라 보편 상식적인 정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판단해 주신 재판부에게 감사하다”며 “디올 가방을 받은 김건희씨를 피해자로 규정해도 명품 가방을 받은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사건의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판결로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후폭풍이 따를 수도 있다. 앞서 검찰이 불법 출국금지를 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긴 이규원 검사, 이광철 전 비서관, 차규근 전 본부장 역시 지난해 2월 1심에서 모두 무죄(항소심 진행 중)를 받았다.
앞서 이 연구위원은 지난 8일 검찰에 사직서를 내고 “윤석열 사단을 청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오는 4·10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차 전 본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역시 지난 11일 사직서를 내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들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지만, ‘선거법 사퇴 시한 내에 사직원을 내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그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한다’는 대법원의 ‘황운하 판례’로 출마가 가능하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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