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여사 사과 얘기한 적 없다"…김경율 사퇴론도 일축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 여사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김 여사의 사과를 이야기한 적이 있나”라고 되물었다.
앞서 “걱정할 부분이 있다”(18일),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19일)라고 명품백 수수 의혹에 비판적 입장을 냈지만, 그게 김 여사의 직접 사과와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반응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제 입장은 변한 게 없다”, “제가 (예전에) 드렸던 말 그대로 이해해달라”며 추가 목소리를 낼 뜻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17일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김 여사 논란에 기름을 부었던 김경율 비대위원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거론하며 “더 이상 밝혀질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경제 사건에서 밝혀져야 할 핵심 사항인 자금의 흐름이 모두 밝혀졌다”며 “왜 이런 명확한 사건이 민주당에만 가면 정쟁의 영역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간 충돌 직후인만큼 “당분간은 로 키(low-key) 모드를 유지하자”는 숨고르기 기류가 당 지도부에서 감지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용산 대통령실이 적극적으로 화해 제스처를 취했기 때문에 일단은 우리도 진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설 전까지는 당내 분위기를 챙겨가며 총선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가 이날부터 회의 장소를 국회 본청에서 당사로 바꾼 것을 두고도 당내에서는 “민감한 질문을 쏟아내는 취재진 접촉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위원장은 이날 회의 시작 때 “오늘부터 4·10 총선에 절실함을 가지고 임하기 위해 비대위를 당사에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이날 김경율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사퇴 관련 요구를 대통령실에서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위원 등 일부 비대위원의 ‘사퇴 후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을 부인하면서도 대통령실과의 갈등 요인으로 꼽혔던 김 위원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비대위 안팎에서는 ‘선대위 출범 시기에 맞춰 서너명이 사퇴하고, 여기에 김 위원도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비대위에서도 사전 회의에서도 김 위원의 거취를 논의하거나 누가 발제한 바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여론조사 업체 4곳(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은 이날 국민의힘 지지 응답자의 88%가 한 위원장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했다는 ‘전국 지표 조사(NBS)’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응답 집단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율은 79%였다.
지지정당 변수를 제거한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는 한 위원장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47%, 부정 평가가 40%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부정 평가 61%, 긍정 평가 31%였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부정 평가 56%, 긍정 평가 35%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30%, 정의당 2% 순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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