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하반기 '가전·TV' 부진에도 연 매출 84조...전장 빛났다(종합)
연간 영업익은 3조 5491억원...4분기는 다소 부진
LG전자가 최근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3년 연속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주력 생활가전과 신사업인 전장이 8년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실적을 함께 견인했다. 다만 이러한 연간 실적 호조와는 반대로 지난해 4분기 성적은 다소 주춤했다.
LG전자는 25일 연결기준 매출액 84조 2278억 원, 영업이익 3조 5491억 원의 2023년도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 1041억 원과 3131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52% 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실상 이는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LG이노텍이 해당 기간 4837억원의 영업익을 올렸다는 점을 제외하면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익은 17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가전과 TV 등 기존 주력 제품의 계절적 수요 하락과 전방 수요 부진이 4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의 사업 구조를 전환해 이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공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 본부는 1156억원 적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는 7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B2B 솔루션을 담당하는 BS 사업본부 역시 8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장을 담당하는 VS 사업본부만 57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연간 실적 기준으론 8년 연속 성장
그럼에도 연간 실적 기준으로 LG전자는 가전과 전장사업에서 8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G전자에서 생활가전 사업과 전장 사업을 합친 매출 규모는 8년 전 18조 원 수준에서 지난해 40조 원을 넘어서며 외연 확장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두 사업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5%에서 47.8%까지 올라갔다.
구체적으로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023년 매출액 30조 139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년 연속 성장해 3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성숙사업으로 평가 받던 가전에 구독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도입하는 시도와 냉난방공조(HVAC), 부품, 빌트인 등의 B2B 비중을 확대한 덕분이다. 2023년 영업익은 전년 대비 76% 이상 늘어난 2조 78억원이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2023년 매출액 10조 1476억원, 영업익 1334억 원을 기록했다. 본부 출범 10년 만에 매출액 10조 원을 넘겼다. 전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까지 올라갔다. 실적 공시를 시작한 2015년 이후 8년 연속 성장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4조2328억 원, 영업익 3624억 원을 기록했다.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영업익이 전년 대비 늘었다. 연간 매출은 올레드 등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전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더디게 회복되면서 소폭 줄었다.
B2B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2023년 매출액 5조 4120억 원, 영업손실 41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IT 수요회복 지연 및 주요 기업의 투자 위축에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로봇, 전기차 충전기 사업 등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며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물류로봇 시장에서 고객군을 더 확대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올해 전사 실적 낙관적" 자신
LG전자는 올해 전사 실적 전망을 두고서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 측은 "올해 LG이노텍 실적을 제외한 연간 매출은 성장세로 전환하고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주춤한 가전과 TV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뿐 아니라 중저가(볼륨존) 시장 확대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프리미엄에선 경쟁 우위 제품, 시장 선도 제품을 강화해 중국 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격차를 낼 것"이라며 "볼륨존에선 ODM(주문자 개발생산) 확대 뿐 아니라 전략 시장 중심으로 중국 업체 진입에 대응한 투자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가전 D2C(소비자직접판매) 모델 도입·구독사업 해외 진출 등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TV 사업에선 플랫폼 사업을 연내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고 전 사업부에 걸쳐 B2B 비중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세탁기, 냉장고 등 주력 제품의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각 국가와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지역 적합형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전략적 시장공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전장 사업은 전기차 수요 부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등의 요인에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LG전자는 "올해 IRA 개정의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이 전년보다 줄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당사 부품이 장착된 일부 전기차 보조금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완성자 업체별 20만대로 제한된 보조금 지원 한도 대수 규정이 폐지돼 중장기적인 측면에선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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