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맞은 현대차‧기아... 합산 영업익 ‘26조' 새역사 썼다(종합)

편은지 2024. 1. 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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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매출 262조4720억, 영업익 26조7348억 '사상 최대'
4분기는 환율 떨어지며 시장 전망치 밑돌아
올해 현대차 '내연기관' 기아는 '전기차'로 수익 방어 초점
올해 연간 판매목표는 지난해 수준 유지
현대자동차, 기아 양재 사옥 전경 ⓒ데일리안 DB

현대자동차·기아가 합산 영업이익 26조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20조를 돌파한 것도 처음인데, 무려 6조를 더 초과 달성한 것이다. 국내는 물론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고수익 차종을 역대 가장 많이 판매하며 높아진 브랜드력을 몸소 증명했다는 평가다.

높은 성장세를 거듭해온 만큼 현대차·기아는 올해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을 방어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에 내연기관 신차를 통해 높아진 인센티브를 낮추고, 기아는 전기차 EV3와 EV4를 앞세워 판매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2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162조 6636억원의 매출과 15조12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4% 증가, 영업이익은 54.0% 확대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무려 9.3%를 달성했다.

같은날 오전 실적을 발표한 기아 역시 지난해 99조8084억원의 매출과 11조60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60.5% 올랐다.

이에 따라 양사 합산 매출은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게 됐다.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여기에 6조를 더 써낸 것이다.

같은 기간 양사 합산 글로벌 판매는 730만4282대를 판매했고, 당기순이익은 21조501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4분기 환율 하락과 러시아 공장 매각 등 영향으로 시장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실제 양사 합산 영업익은 지난 3분기 기준 이미 20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1조 6692억원, 영업이익 3조 407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8.3%, 0.2%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아 역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24조32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0% 하락한 2조465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조6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줄었다.

현대차·기아는 "주요 시장의 수요 확대를 통한 판매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업체간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영향과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환율 영향으로 수익성은 전년 보다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 인센티브 증가 등 불확실성이 짙은 환경에서도 양사가 연간 최대 실적을 써낸 바탕에는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고수익차종 중심 판매 믹스 개선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원화 약세) 등이 주효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고부가 차종 중심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조7880억원, 물량 증가로는 1조7310억원, 환율 효과로는 648억원 증가한 효과를 봤다. 기아는 판매증가 1조8170억원, 가격효과가 1조1620억원, 판매믹스 개선으로 1조430억원이 증가했다.

'수익방어' 초점… 올해도 글로벌 신차 공세 이어간다

높은 성장세를 거듭한 만큼 올해 연간 가이던스는 양사 모두 다소 보수적으로 책정됐다. 기아는 소폭 올려잡았고, 현대차는 아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지난해 대비 0.6% 증가한 424만대로 설정했다.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4.0~5.0%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 목표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8.0~9.0%로 세웠다.

기아도 올해 사업계획으로 판매 320만대, 매출액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원, 영업이익률 11.9%를 제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는 3.6%,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4% 각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초 제시한 양사의 판매 목표가 각각 9.5%, 10.2% 확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목표는 '현상유지' 수준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데다 환율 변동폭이 큰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브랜드력과 판매 실적을 유지하는데만 힘을 쏟아도 충분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북미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판매 4위로 올라섰고, 유럽시장에서도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이를위해 현대차·기아는 최대 판매국인 미국과 한국,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신차출시를 거듭할 예정이다.

우선 현대차는 싼타페, 투싼, GV80 등 고가 라인업 내연기관 신차를 북미 시장에 출시해 IRA 대응으로 높아진 전기차 인센티브 수준을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전무는 "북미에 싼타페라든지, 투싼 페이스리프트, GV80 등 이런 신차가 들어가면서 인센티브 레벨이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올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며 "IRA 대응을 하기 위해서 전기차에 인센티브를 많이 쓰다 보니 전체적인 레벨이 올라갔다. 내연기관 쪽에서는 훨씬 더 관리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고, 그 평균은 아마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아의 경우 올해 출시될 전기차 EV3, EV4, EV5를 앞세워 전기차 경쟁력과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주우경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전기차는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볼륨모델에 해당하는 EV3, EV4, EV5가 올해 6월부터 연속적으로 출시될 예정인데, 이 3개 차종은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하이브리드차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하이브리드 판매량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하이브리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올해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하이브리드 차를 48만대 판매할 것이고, 이는 전체 매출의 11%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작년에는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했고 37만대를 판매했다.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체 매출의 15%를 기여할 예정이고, 전기차는 34% 기여할 것 같다. 모두 합하면 50%가 나온다"고 말했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작년 카니발이 하이브리드화되고 이어서 셀토스와 나머지 차종들까지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화를 시켜갈 예정"이라며 "국내와 북미, 유럽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굉장히 강해지면서 20~25%의 수요 증가를 예상하는데, 그 기준 하에 친환경차 판매 계획을 짜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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