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방에 생필품조차 제공 못해”…‘지방경제 파탄’ 시인

박준상,권중혁 2024. 1. 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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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반적인 지방 경제가 초보적인 조건도 갖추지 못한 매우 한심한 상태"라고 공개 질타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봉쇄로 식량난이 더 악화되고 지방 경제는 파탄에 이른 현실을 시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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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당국자 “평양·지방 격차 클 것”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다고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반적인 지방 경제가 초보적인 조건도 갖추지 못한 매우 한심한 상태”라고 공개 질타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봉쇄로 식량난이 더 악화되고 지방 경제는 파탄에 이른 현실을 시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24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 인민들에게 기초식품과 식료품, 소비품을 비롯한 초보적인 생활필수품조차 원만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오늘날 우리 당과 정부에 있어서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업 수행을 놓고 일부 정책지도부서들과 경제기관들에서는 현실적이며 혁명적인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말로 굼때고 있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통신은 “묘향산 정치국 확대회의가 가지는 전략적 의의를 김 위원장이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평양 청사가 아닌 평안북도와 자강도 경계에 있는 묘향산에서 회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최근 지방 발전을 눈에 띄게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지방 경제 개선을 위한 국가적 대책으로 ‘지방발전 20×10’을 제시했다.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주민들의 초보적인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내용이다.

이는 북한 지방 경제가 매우 안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북 제재와 코로나 봉쇄가 계속되면서 자원 부족이 심화됐고 평양과 지방간 격차가 커졌을 것”이라며 “그 차이가 너무 심각해져서 정말 과감한 조치가 필요한 단계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은 경제 성과를 내세워야 하는데 지방 경제는 파탄 수준”이라며 “더는 숨기거나 통계를 조작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 중심의 경제 정책에서 벗어나 농촌 등 지방 경제 발전에 집중할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발언은 지방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본인이 농촌에 관심이 많다는 걸 부각한 의미가 있다“며 “정책 초점을 도시에서 농촌으로 바꾸는 프레임 전환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북한 미사일총국은 개발 중인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24일 첫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 오전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한 사실을 포착했는데, 북한이 하루 지나 불화살-3-31을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 1·2형과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불화살-3-31 명칭에 ‘31’이 들어간 것을 보면 핵탄두 ‘화산-31’형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핵 탑재 여부, (폭파) 실험 여부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박준상 권중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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