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차 많이' 현대차, 1년 새 영업익 5조 더 벌었다… 올해는 '수익 방어' 초점 (종합)
2년 연속 사상최대치… 올해 친환경차·전기차 판매량 확대 전망
투자 늘리고 연간 가이던스는 지난해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
현대자동차가 연간 최대실적을 달성했던 2022년부터 1년 사이 영업이익 5조를 더 벌어들이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유럽 시장에서 고부가 차종을 많이 판매했고, 여기에 우호적 환율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에 기름을 부었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싼타페, 투싼, GV80 등 SUV 라인업의 신차가 출시되는 가운데 올해도 미국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판매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2년 연속 높은 성장률을 거듭해온 만큼 올해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수익 방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162조 6636억원의 매출과 15조12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4% 증가, 영업이익은 54.0% 확대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무려 9.3%를 달성했다.
같은기간 글로벌 판매는 421만 6898대, 당기순이익은 12조 2723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호실적을 뒷받침 한 배경에는 ▲고수익 차종 중심 판매 믹스개선 ▲친환경차 판매 증가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 판매 확대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원화 약세) 가 주효했다. 고수익 차종, 친환경차 등 비싼 차종을 전세계 시장에서 많이 팔아 많이 남겼다는 의미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고부가 차종 중심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조7880억원 증가한 효과를 봤다. 물량 증가로는 1조7310억원이 늘었고, 환율 효과 역시 648억원 증가하면서 힘을 보탰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전무는 "미국, 유럽, 인도 등 사업계획을 초과 달성하는 주요 시장 대비 신흥국 판매가 다소 저조하여 가이던스를 미달했으나, 제품과 지역 믹스 개선 지속 및 우호적 환율 영향 등으로 연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신흥국 위주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실물경제 침체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환율 변동성 확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증가가 경영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높은 성장세를 거듭한 만큼 올해 연간 가이던스 역시 보수적으로 책정됐다.올해 연간 판매 목표는 지난해 대비 0.6% 증가한 424만대로 설정됐고,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4.0~5.0%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 목표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8.0~9.0%로 세웠다.
이 전무는 "지금 재료비가 떨어지는 요인은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해서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상반기나 연초에 올라갔던 배터리 같은 배터리 셀 소재 가격이 많이 올라갔다가 그게 지금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며 "하지만 사업계획 환율 자체가 전년도와 대비해선 낮은 수준으로 사업계획 환율이 예측됐다. 올해 초에 와서는 1320원대로 환율이 등락을 거듭하고, 최근에는 1330원까지 올라가고 있어서, 지금상황이라면 우리에게 우호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올해 역시 친환경차 중심의 수익이 주를 이룰 것으로 봤다.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11만대 늘어난 48만대를 판매하고, 2030년까지전체 매출의 절반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다 전무는 "우리 기업은 매우 유연하다. 하이브리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올해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하이브리드 차를 48만대 판매할 것이고, 이는 전체 매출의 11%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작년에는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했고 37만대를 판매했다.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체 매출의 15%를 기여할 예정이고, 전기차는 34% 기여할 것 같다. 모두 합하면 50%가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으로 높아진 인센티브는 올해 다소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싼타페, 투싼 페이스리프트, GV80 등 신차 투입을 통해 내연기관 인센티브가 하락하면 전기차로 높아진 인센티브 평균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전무는 "북미에 싼타페라든지, 투싼 페이스리프트, GV80 등 이런 신차가 들어가면서 인센티브 레벨이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올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며 "IRA 대응을 하기 위해서 전기차에 인센티브를 많이 쓰다 보니 전체적인 레벨이 올라갔다. 내연기관 쪽에서는 훨씬 더 관리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고, 그 평균은 아마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투자는 올해 더욱 늘리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3.3% 증가한 12조4조000억원으로, 구체적으로는 ▲연구개발(R&D) 투자 4조 9000억원 ▲설비투자(CAPEX) 5조 6000억원 ▲전략투자 1조 9000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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