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 꾀어 가출 시킨 50대, 항소심 징역 25년

어린 학생을 SNS로 꾀어 자신이 사는 곳으로 유인하는 범행을 저지른 50대가 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김형진)는 25일 실종아동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와 검찰이 낸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 명령 등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누구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할 아동들을 상대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 중에는 초등학생도 있어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받은 충격과 고통이 크고, 앞으로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2월 10일 SNS를 통해 강원도에 사는 B양에게 접근한 뒤 이튿날부터 닷새간 자신이 홀로 거주하는 충북 충주시 소태면 한 창고 건물에서 B양을 데리고 있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2년 11월 도내에 사는 다른 중학생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거주지로 유인하는 등 범행으로 수사를 받던 중 재범했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중학생도 꾀어 유인했다. 같은 해 1월과 2월 경기지역에 사는 또 다른 학생 2명을 대상으로도 범행을 시도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 아동들과 채팅앱을 활용해 친밀감을 형성한 뒤 가출을 권유했다.

그는 피해 아동에게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하도록 하고, 입던 옷을 갈아입고 이동하게 하거나 CCTV에 찍히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방식으로 주거지까지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1심의 징역 25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도 항소심에서 1심 구형량인 징역 25년보다 무거운 징역 30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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