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수출 밝게 보는 까닭은…반도체가격, 美소매판매 훨훨
올해 수출 전망에 볕이 들고 있다. 정부는 올 수출 실적을 가를 지표로 반도체 가격과 미국 소매판매지수 등을 꼽는데, 이 수치들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수출 실적은 반도체 가격 추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수출을 이끄는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가장 비율이 높은 게 반도체여서다. 지난해 수출 6323억8400만달러 중 반도체 비중은 15.9%가량(1006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최대 수출국 중국에 대한 수출(1248억4000만달러)의 경우 반도체 부진 등 탓에 전년 대비 19.9% 감소했고, 무역수지가 한·중 수교 이후 31년 만에 적자(-180억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반도체 가격은 상승 추세라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범용 DDR4 8Gb 1개)은 지난해 9월 1.3달러에서 10월 1.5달러→11월 1.55달러→12월 1.65달러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한 등의 영향이다. 앞서 D램 가격은 2021년 4.1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하락해 지난해 8월 1.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전망은 더 좋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8% 오를 것이라고 관측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46%, 29%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덕분에 올해 들어 1월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53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7% 불었다. 정부는 1월 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리 수 늘어날 것으로 본다. 대중 수출의 경우 20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정부는 미국 소매판매지수도 올 수출 실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제2수출국이자 제1무역수지 흑자국인 미국 수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1157억994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444억6262만달러를 보였다.
미국 소매판매는 뜨거운 상태라 대미국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예상치(0.4%)를 크게 웃돌았다. 3개월 만에 최대치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덕분에 올해 1월 1일부터 20일까지 대 미국 수출은 62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불어났다.
정부 “올 수출 역대최대로”…무역수지 변수는 중동 긴장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세계시장 전략회의’를 열고 “올해 수출은 플러스를 넘어 역대 최대치(7000억달러)로 달성해 우리 경제의 새 성장 돌파구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를 위해선 수출만 많이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결국 ‘수출-수입’인 순수출 실적이 좋아야 한다. 정부는 수입액을 줄이는 데 원자재 가격을 관건으로 보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호재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원유, LNG, 농수산물 등의 가격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원유의 경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상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셰일오일 공급확대 때문에 배럴당 70달러대 후반 수준(두바이유 24일 종가 배럴당 78.33달러)을 넘어서지 않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물류비 급증은 악재로 지목된다. 정부는 올해 순수출이 한국경제를 이끌어 2.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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