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사상 최대' 찍었는데, 석유수출액 19% 줄어들었다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463억6800만 달러(약 62조원)을 기록했다고 대한석유협회가 25일 밝혔다. 2022년 사상 최대인 570억32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18.7% 줄었다. 2020년(214억9900만 달러) 이후 이어진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수출액 규모도 2022년 반도체에 이은 2위였지만 지난해엔 반도체, 자동차, 일반기계에 이은 4위로 내려앉았다.
물량으로 보면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4억6673만 배럴(1배럴=158.9ℓ)을 수출했다. 이는 전년(4억7091만 배럴) 대비 0.9% 줄어든 양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수출물량보다 수출액 감소 폭이 더 큰 건 지난해 원유가격 하락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물량도 다소 감소한 데 대해선 “보통 4년에 한 번 하는 정유공장 정기점검이 지난해 많아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석유제품 수출 자체는 줄었지만 수출 대상국은 총 70국으로 전년(64개국)보다 늘었다. 석유협회는 “수출국 다변화 현상은 최근 대(對) 중국 석유제품 수출이 감소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환경변화와 탄소 중립 시대에 맞춰 정유업계가 새로운 수출국을 발굴하고 집중하는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16년 이후 6년 동안 한국의 석유제품 최대 수출국이었다. 2020년엔 국내 수출 석유제품 중 29.5%가 중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7.5%에 그쳤다. 중국의 수출 비중도 1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정유공장을 건설하면서 자체적으로 석유제품을 수급하는 비중이 는 데다 중국의 경기 악화로 석유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이런 변화를 설명했다.
대신 호주로의 수출이 21.1%로 비중 1위를 차지했다. 2022년에도 호주는 1위였다. 석유협회는 “BP, 엑손모빌이 2021년쯤 호주 내 정유공장을 폐쇄해 호주 전체 정제 설비 중 50%가 감소해 부족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했는데, 국내 정유사가 발 빠르게 수출물량을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청정국가를 지향하는 호주는 자국 내 정유시설을 없애고 석유는 수입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호주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황 함유량이 낮은 고품질 석유만 수입하는데, 그런 품질의 석유를 대규모로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뿐”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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