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5조원…국내 상장사 1위

현대차, 선진시장 위주 친환경차 판매 확대
EV 수요 주춤하자 HEV 비중 확대
올해 판매 목표는 보수적 '424만대'
미래 투자는 공격 기조 유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연간 15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14년간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삼성전자를 제쳤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친환경차 위주로 판매를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선제적으로 하이브리드(HEV) 라인업을 늘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했다.

25일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장 매각을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전년 대비 14%, 54% 늘어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9.3%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 대수는 421만6898대로 400만대를 웃돌았다. 그중에서도 친환경차 판매는 69만5382대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EV)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HEV 라인업을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현대차의 전체 글로벌 판매량에서 EV(5.3%)와 HEV(6.1%) 비중은 비슷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HEV 비중(8.9%)이 EV(6.4%)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41조6692억원, 영업이익은 0.2% 늘어난 3조4078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108만9862대였다.

국내에서는 신형 싼타페 등 주요 차종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다. 해외에서는 북미, 유럽, 인도 등 주요시장 판매 호조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늘었다. 4분기 친환경차 판매에서도 HEV 비중 확대가 눈에 띄었다. 4분기 친환경차 판매량 17만3297대 중에서 10만3133대가 HEV였다. 전기차 판매는 절반 수준인 5만7975대였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0.6% 증가한 424만대로 설정했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4~5%, 영업이익률 목표는 8~9%로 제시했다. 올해 성과와 비교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목표다.

하지만 올해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격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양산 차종 수가 늘고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 신공장 건설 본격화 등 미래 기술을 위한 투자는 이어가겠다는 기조다. 항목별로는 연구개발(R&D) 투자 4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5조6000억원, 전략투자 1조9000억원 등 총 1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2023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8400원으로 결정했다. 2023년 연간 배당은 2·3분기 배당 합계 3000원(분기별 각 15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63% 증가한 주당 1만1400원으로 책정됐다. 연간 배당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