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중심으로 다가온 기후행동(Climate Action) [김대일의 ‘기후행동의 시대’①]

데스크 2024. 1.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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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선견지명과 통찰력 있는 일부 사람들은 가까운 시간 안에 사람들이 컴퓨터를 통해 편지를 주고받고 물건을 구매하고 은행 업무도 볼 수 있는 그러한 시대가 올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그러한 획기적인 변화를 인지하고 준비했으며, 학식이 있고 고급 기술을 다루는 대부분 사람은 말도 안 되는 소설처럼 외면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그러한 생활의 시대가 오기까지는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게티이미지뱅크

비슷한 맥락에서 이제 곧 ‘기후행동의 시대’가 올 것이라 말하면 많은 사람이 ‘갸우뚱’한다.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는 이제 좀 알겠는데, 기후행동 중심의 삶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며,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대해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후행동의 삶은 인간 삶의 편리성의 확장이나 더 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생존의 문제이며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경제적인 상황으로서만 평가받지 않는 새로운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한 예로 지난해 5월 '통신평가대안준비법인'이라는 250억 자본금의 신용평가회사가 만들어졌다. 이를 만든 주체는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3대 통신사 SKT, KT, LG U+ 였다. 사업의 목적에는 개인신용을 평가하고 금융의 혜택을 주는 기준이 더 이상 개인의 경제적 상황이 아닌 개인 탄소중립 실천적인 삶으로 잣대로 신용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지금 사회에서 머지않아 산업과 제도는 우리가 이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후행동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할 것이다. 그것이 국가경쟁력이 될 것이고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을 결정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재 상황은 마치 당장 죽음을 피하고자 얼마의 치료와 수술비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과 같은 그런 절박한 순간에 놓여 있는 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가장 당연한 것'이 '가장 비싼 것'으로

인간이 숨을 쉬며 기본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물’ 그리고 ‘공기’다. 지금 어느 정도 나이대가 있는 이들은 물은 ‘그냥’ 마시는 존재였다. 약수터에서 떠다 마시거나, 학교 운동장 수돗가에서 ‘그냥’ 마셨다. 그러나 이젠 그런 과거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물은 당연시 사서 마시거나 예쁜 정수기를 거치는 것이 당연시됐다.

덕분에(?) 300개의 생수 브랜드를 즐기며 한국에서만 60억 개가 넘은 플라스틱 페트병이 만들어지고 단 한 모금, 한 컵을 마시고 무분별하게 버려진다. 과거 봉이 김선달이 물을 파는 것을 시대적 사기꾼으로 풍자하며 보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런 판매되는 물만을 믿고 마실 수 있다.

2023년 공개된 넷플릭스 ‘택배기사’는, 미래의 사막 도시 같은 배경에서 악당을 피해 택배기사들이 깨끗한 공기를 배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약적으로 느껴지는가? 몇십 년 전 물을 사 마신다고 했을 때 누구도 인정하지 않았을 것처럼 이러한 공기 장사 또한 아마 처음에는 돈 많은 누군가의 사치적 소비처럼 청정한 공기를 사서 즐기는 그런 시작일 수 있다. 그리고 아마 새로운 돈벌이 시장과 산업으로 인지한 기업들이 움직일 것이다. 사실 이미 산소방과 산소 카페처럼 청정한 공기를 상품으로 내놓는 공간이 많이 있고, 그런 공간을 즐기기 위해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이제 그리 머지않아 우리는 공기를 위해서도 우리가 버는 돈의 상당수를 지출해야 하지 않을까.

자본주의 중심 사회에서 진정성 있는 환경을 위한 정책적 선택이나 기후 테크의 방향은 돈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금융을 움직이는 소수와 이익 집단의 기득권 싸움 안에서 그 본질적 문제를 투명하게 바라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지속 가능하게 살아가기 위해 계몽과 감동을 하고 깊은 동기부여를 통해 내면부터 변화된 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것이 전달되고 전파되므로 결국 사람이 움직이는 정책과 사업계로 뿌리내릴 수 있다.

얼마 전 2040년이면 남극의 오존층 구멍이 완전히 회복 가능하다는 뉴스를 볼 수 있었다. 지난 30년 넘게 이 문제를 밝혀내고 이 원인이 되었던 프레온 가스를 에어컨이나 냉장고 및 산업계에서 사용하지 않은 인류의 노력은 이러한 희망적인 결과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결국 우리의 행동만이 나와 내 가족, 지구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김대일 오마이어스 대표 xopowo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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