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도, 北미사일 대비 물·식량 갖춘 '지하 대피소' 정비

이영희 2024. 1. 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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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도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 대만 유사 사태 등에 대비해 주민들이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지하 셸터(Shelter·대피소)를 정비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도심 지하철 지하 주차장 등을 대피소로 개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1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하 셸터에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교실이 마련돼 있다. EPA=연합뉴스


현재 일본 전국 지자체는 국민보호법에 근거해 미사일이 떨어졌을 경우 발생하는 폭풍 등에서 몸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긴급일시피난시설'로 지정해 놓고 있다. 한 명당 0.825㎡의 공간을 콘크리트 건물이나 지하도 등에 마련하는 데, 지난해 4월 현재 학교나 공공시설 등을 포함해 약 5만 6000곳이 있다. 도쿄도 이런 기준에 따라 3700여 개 공공시설을 긴급일시피난시설로 지정한 상태다.

하지만 이 시설들은 긴급 상황에 잠시 몸을 피하는 곳으로 상정됐기 때문에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설비 등은 조성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하 셸터는 북한 등의 미사일 공격의 장기화했을 때 주민들이 체류할 수 있도록 물과 식료품 등을 비축하고 환기 설비나 비상용 전원, 통신 장비 등을 갖추게 된다.

도쿄도 내 첫번째 셸터는 미나토(港)구 아자부주반(麻布十番)역 구내 방재비축창고를 개축해 만들어질 예정이다. 단 지하 셸터 하나를 만드는 데 수십억원 단위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도 예산으로는 건설에 한계가 있다. 이에 앞으로 빌딩 건설 계획 초기부터 셸터로 전용할 수 있는 지하 공간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등에서는 지하 대피소가 주민의 피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대만과 중국의 충돌 등의 상황이 닥치는 데 대비해 대피소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 내에 셸터 사양 등을 정하고 공사를 시작한 지자체에는 재정을 지원한다.

북한은 지난해 탄도미사일 19회, 순항미사일을 6회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4일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추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데 이어 24일에는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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