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다 광고비 더 쓰고도…" '2연패' 헤일리에 기부자들 손절 움직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경선에서 두번 연속 패배하자, 헤일리 캠프에 선거 자금을 댔던 기부자들이 잇달아 발을 빼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 공동 창립자인 리드 호프먼은 23일 뉴햄프셔주(州) 공화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헤일리가 패배하자 선거자금을 추가 지원하지 않겠다고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호프먼 창립자는 지난해 헤일리의 선거 운동을 돕는 슈퍼팩(정치자금 기부단체)에 25만 달러(약 3억3000만원)를 기부했다.
호프먼은 과거 민주당에 기부해왔지만, 이번에 헤일리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을 수 있는 인물이란 이유로 헤일리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호프먼 외에도 각각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씩 기부했던 3명의 후원자도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헤일리가 '트럼프 대항마'로 부상하면서 억만장자들의 기부가 이어졌다. 다국적 기업 ‘코크 인더스트리’를 기반으로 억만장자가 된 코크 가문이 대표적이다. 찰스 코크, 데이비드 코크 형제가 만든 정치 단체 ‘코크 네트워크’와 행동 조직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이 지난해 11월부터 헤일리를 공식 지원했다. 헤지펀드 거물인 스탠리 드러켄밀러, 홈디포 공동창업자 켄 랭곤 등도 헤일리 측을 지원한 바 있다.
든든한 자금 덕에 헤일리 캠프는 경선 광고에 거액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미국의 광고 분석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공화당 경선과 관련해 지난 4일까지 집행되거나 집행이 결정된 광고 총액은 2억5900만 달러(약 3400억원)였는데 그 중 헤일리 측이 쓴 돈이 6330만 달러(약 830억원)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측은 4970만 달러를 썼다.
이렇게 헤일리 캠프가 광고에 트럼프보다 많은 돈을 붓고도 2연패를 하자 캠프에는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이와 관련, 헤일리 캠프 자금 담당자는 CNBC에 "앞으로 공개 연설을 하며 기부를 독려할 계획이지만, 아직 승리한 곳이 없어 추가 모금이 가능할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패배시 완주 불투명
헤일리 후보는 다음달 24일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났고, 2011∼2017년 주지사를 지내 인지도가 높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경선은 모든 유권자가 자기가 원하는 정당의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 이는 등록된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보다 헤일리 후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중도층·무당층 인사들에게 어필할 여지가 있어서다.
헤일리 후보는 이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400만 달러(약 53억원) 상당의 광고를 예약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이 지역 공화당 소속의 연방 상·하원 의원 8명 중 7명이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상태라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인 팀 스콧도 경선에서 하차한 뒤 트럼프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헤일리 측은 10여개 주가 같은 날 경선을 치르는 3월 5일 '슈퍼 화요일'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지게 되면 사퇴 압박이 거세져 완주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슈퍼 화요일에는 민주·공화 모두 캘리포니아·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주 등 총 16개 주에서 대선 경선을 진행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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