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 성공률 30%, 필드골 0개' 손흥민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김정용 기자 2024. 1. 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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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의 국제 경쟁력은 아시아 역사상 최고지만, 막상 아시아 국가들끼리 격돌할 때는 그만한 파괴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의 원래 모습을 끌어내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25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부터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1승 1무인데, 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은 확정돼 있다. 다만 한국 경기와 동시에 열리는 요르단 대 바레인전 결과에 따라 조 1위부터 3위까지 순위는 바뀐다.


조별리그 2경기를 통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딱히 실험을 하지 않아, 한국의 경기력은 오히려 하향 중이다. 1차전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초반에 막히는 듯 보였지만 곧 공격이 먹히며 3-1로 승리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요르단이 한국을 잘 분석하고 나온 듯 좋은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고, 한국은 간신히 2-2 무승부를 따낸 것이 다행이었다.


한국의 경기력과 성적 모두 아쉬운 이유 중 하나는 손흥민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손흥민이 세계 최대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보여준 기량은 더 증명할 필요가 없다. 유럽무대 통산 156골, 빅 리그에서 10골 이상 기록한 시즌 11회, 2021-2022시즌 PL 23골로 득점왕 등극 등 아시아 역사상 최고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32세가 됐지만 이번 시즌 활약도 전반기에만 12골 5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탁월했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는 요르단전에서 페널티킥을 하나 얻어내 스스로 성공시킨 장면 외에는 골을 만들지 못했다. 국가대표에서 다소 부진했던 기간을 지나 최근 득점이 많이 늘었고, 통산 119경기 42골로 한국 역사상 남자 A매치 최다골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 필드골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5년 반 동안 넣지 못했다. 이후 아시안컵과 월드컵을 모두 거쳤지만 그때마다 체력이나 부상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탓이었다.


이번 대회는 모처럼 정상적인 몸 상태로 참가했지만 이번엔 전술이 문제다. 지난해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을 오가며 6골을 넣어 대표팀 득점은 순조로운 듯 보였지만 막상 메이저 대회 본선에 들어서자 상대의 집중 견제, 그리고 공격전술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공을 끄는 양상이 과거처럼 반복되고 있다. 돌파 10회 시도는 대회 모든 선수를 통틀어 상위권이지만 성공률이 30%에 불과한데, 비슷한 성공률인 선수도 흔하다고는 하지만 손흥민의 장점이 원래 효율이라는 걸 감안하면 아쉽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경기당 기대도움(xA)이 PL 전체 9위일 정도로 뛰어난 도우미지만 아시안컵에서는 동료를 위해 '세팅'해주는 능력도 그만큼 나오지 않는다.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바레인전만 봤을 때는 손흥민이 조연에 머무르더라도 이강인 중심으로 대회를 풀어갈 수 있을 듯 보였다. 그러나 요르단전에서 이강인이 집중 견제당할 때 다른 쪽에서 경기를 풀어주지 못하고 경기운영이 망가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에서 단순한 득점원을 넘어 팀 공격 전반에 윤활유를 치고 동료의 기량을 살려주는 역할까지 해낸다. 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의 그런 능력을 살리는 전술이 필요하다.


말레이시아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2진급을 낼 가능성은 낮다. 주전 멤버를 예전처럼 유지한다면, 같은 멤버 속 세부전술이라도 개선이 필요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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