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선수들이 만든 기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금' 도전
6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뜨거웠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평창·정선·횡성에서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청소년 선수들의 감동의 무대가 펼쳐지는, 다시 강원으로 초대합니다. <편집자말>
[박장식 기자]
▲ 24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3 온 3 여자 아이스하키 준결승전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 박장식 |
3 온 3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모두가 클럽 선수들로 구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결승 진출에 성공, 은메달을 확보했다. 3 온 3 아이스하키는 필드 플레이어가 5명인 일반 아이스하키와 달리 필드에서 세 명이 경기하는 세부 종목이다.
3 온 3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4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 6대 4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민국은 중국의 계속되는 공세 속에서도 극적인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5일 오후 2시부터 열릴 결승전에서의 상대는 헝가리. 한국은 헝가리와의 예선 경기에서 두 자릿수의 점수차를 냈을 정도로 대패했기에 금메달로의 도전이 결코 쉽지 않다. 대표팀 김도윤 감독은 "스포츠는 모르는 것"이라면서 이변을 예고했다.
'구름관중' 응원, '수적 열세' 뚫은 역전골 만들었다
3 온 3 하키에서 5승 2패를 기록하며 헝가리, 중국에 이은 라운드로빈 3위로 준결승 진출을 성사킨 청소년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1위와 4위, 2위와 3위로 나뉘어져 펼쳐지는 준결승에서는 대한민국과 중국의 라이벌전이 성사되었다. 중국은 지난 예선 경기에서 한국을 6대 3으로 꺾었기에 긴장되는 상대였다.
하지만 변수가 있었다. 선수들의 합이 경기를 이어갈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강릉하키센터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못지 않은 응원 열기가 거셌다는 점. 단체관람을 온 청소년부터 강릉 시민, 여행객까지 강릉하키센터를 가득 메우고 아이스하키 대표팀 응원에 나섰다.
경기 초반은 한국에 그리 좋지 못했다. 경기 시작 직후 파워플레이를 내준 대한민국의 틈을 중국이 놓지 않았다. 중국은 1피리어드 시작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골망을 흔든 데 이어, 추가골을 하나 더 성공하며 2대 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한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한유안이 중국의 골리를 뚫었다. 막힌 혈이 풀린 대한민국은 중국의 추가 득점에도 아랑곳않고 장현정과 심서희가 두 점을 더 기록하며 1피리어드 균형추를 잡아냈다. 1피리어드 스코어는 3대 3.
2피리어드에는 한유안이 쳐낸 퍽이 역전을 만들었다. 한유안은 중국 선수의 다리 사이로 퍽을 넘기는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어 상대 골망을 뒤흔드는 슛에 성공, 4대 3의 스코어 역전을 이뤄냈다. 3피리어드에는 심서희가 대한민국이 중국에 파워플레이를 내준 수적 열세의 상황에서 중국의 골망을 흔드는 쐐기골도 만들었다.
경기 종료 10초를 남긴 상황, 현장 관중들이 설레는 목소리로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최종 스코어 6대 4. 선수들은 모두를 얼싸안으며 올림픽에 나선 선배들도 해내지 못했던 메달의 꿈을 이룬 것을 모두가 축하했다.
▲ 여자 3 on 3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인 박주연 선수가 믹스드존에서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
ⓒ 박장식 |
'캡틴' 박주연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중국과의 예선전에서 패배해 당황했고 위축되기도 했지만 모두가 하나 되어 잘 막아냈다. 우리는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하면서 경기한 덕분에 비인기 종목인데도 좋은 성과를 내 기쁘다"라며 웃었다.
한국 관중들의 응원 역시 열광적이었다. 부담스러운 면도 없잖아 있었을 터. 하지만 박주연은 "힘든 상황일 때마다 응원 보내주신 덕분에 힘든 상황에서도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박주연 선수도 헝가리전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어려운 경기인 것은 팀원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우리 팀원들이 포기 없이 끝까지 잘 해서 좋은 성적 내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김도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도 "첫 게임 때는 합이 잘 맞지 않아 중국과의 경기에서 어려움이 컸는데, 한 게임 한 게임 하다 보면 준결승에서 다시 맞붙으리라고 생각하면서 준비했다"며, "그 준비가 오늘 경기 주요한 승리 요인이었다"라고 준결승을 복기했다.
수천 명의 관중이 찾은 가운데 열린 경기였다. 지난해 4월 수원 광교에서 열렸던 성인 대표팀의 세계선수권 이후 처음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침체였던 여자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지난 세계선수권 디비전 승격,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돌아오는 것 같다"며, "이번 청소년 올림픽에 나서는 좋은 선수들이 분명 성인 대표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보았다.
물론 어린 선수들에게 '만원 관중'이 긴장될 수도 있었을 터. 김도윤 감독은 "사실 어린 선수들에게 관중 분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던 적이 없잖나"라며, "긴장을 분명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선수들의 긴장 해소를 위해 내놓은 해답은 '선배의 활약'이었다.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때 성인 대표팀 선배들이 사상 최초로 중국을 이긴 VCR을 '선배들도 이런 역경을 이겨냈다'면서 보여줬다"는 김 감독은 "선배들의 활약을 본 선수들이 경기력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웃었다.
운동부가 아닌 클럽 팀에서 기량을 갈고 닦는 대표팀. 결승 상대는 아이스하키 강국 헝가리이다. 다윗과 골리앗에 비견되는 싸움일 터다. 김도윤 감독은 "우리가 어떤 면으로도 헝가리에 부족하지만 스포츠는 모르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준비한 것, 도전했던 경험을 떠올려 선수들이 좋은 경기 펼치게 하겠다"라고 각오했다.
헝가리와의 결승 경기는 25일 오후 2시부터 강릉 하키 센터에서 열린다. 생애 첫 올림픽의 어느덧 마지막 경기를 모두의 환호 속에 펼칠 선수들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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