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또 승소…후지코시, ‘배상금 1억’ 확정
일본 기업 후지코시가 1940년대 강제 동원됐던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5일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고(故) 김옥순 할머니 등 근로정신대 동원자들과 그 가족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한일간 청구권협정 체결로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고,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존재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후지코시는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앞서 피해자 5명은 군산, 목포, 광주, 서울, 대구 등에 살다 만 12~15세의 나이로 일본으로 강제 동원돼 비행기 부품·폭탄 생산 등 위험한 작업에 동원됐다.
1심 서울중앙지법은 후지코시가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각 1억 원 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원고 대부분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0~12시간가량 노동을 하고 난방시설이 없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다”며 “근로를 제공한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 받지 못한 데다가 학교 교육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후지코시가 불복했지만 항소는 기각됐고, 대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번 소송은 2012년 대법원이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을 처음 인정한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제기한 일련의 ‘2차 소송’ 중 하나다.
지난달부터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등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이 낸 유사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잇따라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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