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PD “70억 요구, 노예계약 강요” vs 에이스토리 “쿠팡 자회사와 PD 소송” [종합]

전형화 2024. 1. 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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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를 이끄는 안상휘 PD가 쿠팡 자회사 씨피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자 안 PD의 전직장 에이스토리가 소송을 제기했다.

“70억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

SNL코리아를 진두지휘해온 안상휘 PD 이적을 둘러싸고 전 직장 에이스토리와 쿠팡이 정면충돌했다. 에이스토리가 안상휘 PD와 안 PD가 이적한 쿠팡 자회사 씨피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것. 

안상휘 PD와 SNL 제작진은 25일 “에이스토리는 그간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 왔으며,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직에 대해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저(안상휘)는 그간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스토리의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수차례 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이에 계약 기간 만료 이후 SNL 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안상휘 PD는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계약기간 종료 이후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 대해 70억원이라는 이적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면서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와 SNL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 구제 수단을 포함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말 에이스토리 안상휘 제작본부장이 쿠팡 자회사 씨피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송계의 눈길을 끌었다. 씨피 엔터테인먼트는 신동엽을 1호 연예인으로 영입한 데 이어 SNL에서 호흡을 맞춰온 안상휘 PD도 이적했기에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

하지만 물 밑에선 그간 에이스토리와 안상휘 PD 등 쿠팡으로 이적한 SNL제작진과 갈등이 계속 이어져 왔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에이스토리가 안상휘 PD와 씨피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입장을 밝힌 것.

이날 에이스토리도 “쿠팡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와 안상휘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 등의 영업방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알렸다.

에이스토리는 2011년 tvN에서 첫 선을 보인 뒤 2017년 시즌 9를 끝으로 중단된 SNL코리아를 2021년 부활시키며 쿠팡플레이와 독점 스트리밍서비스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tvN에서 SNL코리아를 연출한 안상휘 PD를 본부장으로 채용했으며, 미국 NBC유니버설과 협상해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이달 시즌5를 론칭하고 출연진까지 섭외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에이스토리는 “하지만 쿠팡이 지난해 9월4일 씨피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SNL코리아 MC 신동엽과 전속계약 체결을 발표했다”면서 “안상휘 본부장도 씨피 엔터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상휘가 사직을 통보하고 제작2본부 소속 SNL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이직을 종용했다”면서 “안상휘와 씨피엔터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스토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이병주 변호사는 “안상휘는 에이스토리에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씨피 엔터 등 쿠팡 계열사가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직원 일부도 아닌 전체를 집단적으로 채용한다면 안상휘의 배신행위, 즉 업무상 배임행위에 가담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쿠팡플레이는 조만간 SNL 시즌5를 론칭할 계획이었으나 에이스토리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더욱이 대기업 vs 중소기업 프레임이 덧붙여지면 향후 계획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이스토리는 이날 “나스닥에 상장된 대기업인 쿠팡의 쿠팡플레이가 중소 제작사를 상대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관계기관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다”면서 “한국에 건전한 콘텐츠 제작 환경이 정착돼야 어렵게 쌓아 올린 K콘텐츠 위상이 유지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한국 OTT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쿠팡플레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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