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서울꿈의숲 길고양이 3마리 부동액 먹고 사망... 경찰 한달째 수사 중

부동액을 먹고 사망한 길고양이 '등오'의 생전 모습. [카라 인스타그램]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서식하던 길고양이 3마리가 연달아 부동액을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된 길고양이 살해 범인을 추적 중이다.

수사는 지난달 4일 시민 A씨의 신고로 시작됐다. 북서울꿈의숲에 주기적으로 출몰하던 고양이 ‘등오’와 ‘은이’가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하자 A씨는 고의적인 동물 학대 가능성을 의심했다. A씨는 “처음엔 외상이 없어서 전혀 몰랐다. 은이가 사망하면서 병원에서 소견이 독극성 중독으로 나와서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등오와 은이의 사망 이후에도 지난달 13일 길고양이 ‘금비’역시 같은 증상을 보이며 사망했다. 등오와 은이가 사망하던 날에는 ‘깻잎’이라는 길고양이도 실종됐다.

경찰은 등오와 은이, 금비의 사채를 김천에 위치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내 병성감정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사망한 길고양이들의 사체에서 부동액이 검출됐다.

사건을 제보 받은 동물보호단체 카라 측은 “길고양이들이 농약이나 쥐약을 실수로 먹고 사망한 경우는 있어도, 부동액을 먹고 사망한 건 우리도 처음 봤다”며 “고의로 사료에 부동액을 섞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고 한달이 지났지만,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북서울꿈의숲 등산로 인근 폐쇄회로(CC)TV를 추적했으나 카메라 방향이 범행 장소 부근이 아니어서 어려움이 있다”며 “탐문 수색 중” 이라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