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잘못 아니다, 절대로 자책하지 말길"…전세 사기에 중형 선고한 판사의 당부,피해자들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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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사회초년생 200여명을 상대로 180억원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5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박 판사는 "전세사기 범행은 주택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교란하고 서민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임대차 보증금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아 그들의 생활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중대 범죄"라며 "피고인은 피해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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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판사 "전세사기 범행, 서민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는 중대 범죄"
"험난한 세상에 무한 책임져야 하는 기성세대로서…비통한 심정으로 여러분 사연 읽고 또 읽어"
"여러분이 부족해서 피해당한 것 아니라는 점 기억해달라…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길 기원"
부산에서 사회초년생 200여명을 상대로 180억원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5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판사는 피해자들에게 "절대로 자책하지 말라"고 당부해 법정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박주영 부장판사)는 이날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지만 박 판사는 그보다 더 높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부산 지역 9개 건물을 매입해 임대 사업을 하며 임차인 229명에게 전세보증금 180억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판사는 "전세사기 범행은 주택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교란하고 서민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임대차 보증금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아 그들의 생활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중대 범죄"라며 "피고인은 피해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부동산 정책 변화로 인한 각종 규제·금리 인상 등으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부동산 경기나 이자율 등 경제 사정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고 변동할 수 있어 임대인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이 사건의 주된 책임은 자기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임대사업을 벌인 피고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박 판사는 이날 대부분이 사회초년생인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탄원서를 법정에서 하나하나 읽었다. 선고 이후에는 피해자들을 위해 미리 써온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 판사는 "험난한 세상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기성세대로서 비통한 심정으로 여러분의 사연을 읽고 또 읽었다"며 "절대로 자신을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은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에 흔히 마주치는 지극히 평범하고 아름다운 청년들"이라며 "한 개인의 욕망과 탐욕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피해자들을 만든 것이지 결코 여러분이 무언가 부족해서 이런 피해를 당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디 마음과 몸을 잘 챙기고 스스로를 아끼고 또 아껴서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부연했다.
박 판사의 위로가 이어지자 법정에서는 일부 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현수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공동 부위원은 "검찰의 구형보다 많은 형을 선고해줘서 감사하다"며 "동종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형이 계속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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