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먼저 구매자 찾은 고영표, 웃는 최원태
배중현 2024. 1. 25. 06:01
사이드암스로 고영표(33·KT 위즈)의 거취와 맞물려 오른손 투수 최원태(27·LG 트윈스)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고영표의 비(非)자유계약선수(FA) 다년계약이 임박하면서 2025년 프로야구 FA 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선발 보강을 원한 구단들은 '다른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최원태다. A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을 어떻게 치르느냐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경쟁 매물이 줄어든다는 건 선수에게 기회다. 몸값을 결정하는 건 결국 수요와 공급"이라면서 "(투구 스타일은 다르지만) 고영표가 FA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최원태에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최원태는 2024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서울고를 졸업한 그는 2015년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 2016년 1군에 데뷔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KBO리그 대표 영건으로 이름을 떨쳤다. 지난해 7월 통합 우승에 도전한 LG가 트레이드로 영입, 높은 가치를 입증하기도 했다. 통산 승리가 69승(51패)으로 55승(50패)을 거둔 고영표에 앞선다. 대졸(동국대)로 입단한 고영표보다 6살 젊기도 하다.
다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2019년 이후 두 자릿수 승리가 없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정규시즌 9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6.70으로 부진했다. KT 위즈와 치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3분의 1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실점 난조를 보였다. LG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반면 고영표는 2021년 도쿄 올림픽과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비롯한 여러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국가대표 에이스로 가치를 올렸다. 리그 상승세가 더해져 평가에서 우위를 점했다. FA 시장에 함께 나오면 영입 우선순위에서 최원태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고영표가 비FA 다년계약에 합의, 거취를 확정하면서 최원태가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이 아슬아슬한 LG는 FA 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좁다. 대형 장기 계약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프로야구 FA 계약은 이적이 성사되면 선수 등급(A~C급)에 따라 보상 규모가 결정된다. 보상액은 연봉이 기준. LG는 2024년 최원태의 연봉을 전년 대비 5000만원(14.3%) 인상한 4억원으로 확정했다. 성적만 보면 삭감 대상이지만, 인상한 배경에 그의 이적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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