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가물가물할 땐 '뇌 임플란트'…영화 같은 일, 현실 된다 [미래 융합기술 12개]

김철웅 2024. 1.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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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로봇이 인간 대신 재난현장을 누비는 미래가 올까. 국가별 기술경쟁 시대를 맞아 국내 연구진 300여명이 선정에 참여한 범부처 ‘12개 미래 융합기술’이 공개됐다.


'협력 플랫폼' 통해 융합기술 12개 도전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2개 미래 융합기술은 인류(건강·인구), 스마트 사회(안전·산업),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에너지) 3대 가치 분야에서 각각 4개씩 선정됐다. ▶건강수명 증진 ▶디지털 정신건강 솔루션 ▶인류생존 요소 확보 ▶인구소멸 대응 ▶사람-기계-디지털휴먼 연결 ▶시공간 확장 등이다. 국내외 동향 분석과 전문가 평가로 미래 시나리오를 개발했고 국가적 중요도를 기준으로 12개까지 좁혔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 자문회의가 지난해 말 ‘제4차 융합연구 활성화 기본계획’으로 의결했다.
융합기술 중 하나인 개인 맞춤형 약물 안정성 예측 플랫폼. 저마다 최적화된 치료법을 파악해 국가 의료비 절감, 의약품 개발 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있다. 사진 과기부


과기정통부가 밝힌 미래 시나리오는 이렇다. 마약, 알코올 중독자는 VR(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가상세계 체험을 하며 충동 억제 치료를 받는다. 약물 치료 부작용 우려 없이 스마트폰, 도박 등 다양한 중독 사례에서 활용될 수 있다. ‘뇌 임플란트’ 기술도 있다. 뇌에 인공물을 삽입해 기억력과 인지능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난임 부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인공자궁도 개발 중이다. 이상 정자나 유전 질환을 미리 확인하고 보조생식술, 인공자궁을 통해 출생률을 높이는 기술이다. 정부는 불임·난임 기술이 완성단계까지 85%, 인공장기 기술이 80%까지 올라왔다고 보고 있다.

김영옥 기자


가스가 가득한 지하나 위험한 공장에서 인명 사고도 줄어들 수 있다. 유해 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해 현장의 화학, 물리적 정보를 전달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행동하는 ‘아바타 로봇’이 5~10년 안에 개발될 예정이다. 정찰용 드론, CCTV가 범죄 징후를 감지해 경찰이 출동하는 시스템, 가뭄 시기에 인공강우를 통해 기상변화를 유도하는 등 실생활에 밀접한 기술도 10년 안에 실현 가능한 기술로 계획에 포함됐다.


'4차 융합연구 계획' 의결…세계 기술전쟁 뛰어들어


2019년 미세먼지 저감 효과 분석을 위해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됐다. 기상항공기가 경기 남서부 지역 인근 서해 상공에서 '구름 씨'가 될 요오드화은 연소탄을 발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융합기술 집중 육성에 나선 이유는 복합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022년 기준, 융합연구 투자 규모는 5조 6000억원. 2009년부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워 노력한 결과다. 하지만 정부는 기후위기나 수명 연장 등 여러 전공의 융합을 요구하는 복합문제 해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융합연구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추진 체계를 다방면으로 구성했다.

이미 미국은 3차원(D) 프린팅으로 인간 모세혈관을 고속으로 출력하거나 인공신장을 통째로 제작하는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생명과학 분야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하면서 기술 수준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바이러스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시간을 단축한게 대표적 사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중점 과제를 골라 집중 육성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2027년까지 진행되는 ‘4차계획’은 융합연구 정의부터 다듬었다. 기존에는 공통 주제를 정하고 각 학문이 경계를 넘나드는 수준이었다면, 새로 제시된 ‘초학제·변혁적 연구’는 인문사회 분야까지 포함해 과학지식을 변형하고, 나아가 인간 게놈지도처럼 패러다임을 창조하는 목표가 제시됐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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