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리뷰] ‘소풍’ 나문희 김영옥이 펼치는 '인생' 연기… 존엄한 삶을 묻다①

정진영 2024. 1. 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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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존엄한 삶이란 무엇일까. 또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일까. 영화 ‘소풍’은 60여년을 이어온 두 친구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며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묻는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6살에 만나 80살에 이른 은심(나문희)과 금순(김영옥). 10대에서 80대로 나이는 훌쩍 먹었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종종 ‘삐심이’, ‘투덜이’라는 옛 별명으로 부른다.

은심은 가정 문제로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난 뒤 오랫동안 발길을 끊었다. 다만 사돈으로 맺어진 금순하고만 이따금씩 연락을 한다. 어느 날 아들 때문에 속상해하던 은심을 금순이 찾아오고, 은심은 고향에 가볼 결심을 한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 자신을 짝사랑했던 태호(박근형)와 만난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은 여전한 것 같으면서도 변화의 폭풍을 맞고 있다. 마을에 리조트가 들어오려고 하면서다. 태호는 “고향을 우리 주민들의 손으로 지켜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대 운동을 펼친다. 그런 한편 자신에게 물려줄 재산이 오래된 집과 양조장밖에 없다는 현실에 고민스럽기도 하다. 집과 양조장을 물려받은 탓에 딸이 고향을 떠나지 못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부채감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은심은 태호에게 “그렇게 생각이 들면 리조트 짓는 것에 찬성하고 보상금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묻고, 태호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으면서도 리조트가 지어지면 우리가 살던 이 집과 마을이 다 사라진다는 게 씁쓸하다”고 털어놓는다.

학창시절 노래를 잘했던 은심이는 여전히 노래를 좋아하고 금순은 시를 쓰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중학생 때 은심을 짝사랑했던 태호는 노인이 돼서야 만난 은심과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전이며 라면을 나눠 먹으며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행복은 언제까지나 지속되지 않는다. 오래오래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기엔 이제 세 사람은 나이가 많이 들었다. 자식들은 돈 문제로 속을 썩이고 은심, 금순, 태호 세사람에겐 큰 질환이 있다. ‘밤사이 안녕’이라는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나이다. 그러던 중 요양원에 있는 한 친구는 “숨이 붙어 있어도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여기서 오순도순 지내는 건 불가능하다”며 괴로운 심경을 털어놓는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은심, 금순, 태호가 마주한 상황을 서두르지 않고 따라간다. 이들이 다시 만나는 과정, 고향에 온 은심에게 보이는 풍경, 옛 친구들, 자식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천천히 보여준다. 그렇게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존엄을 지키는 삶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마음 속에서 떠오른다.

실제 오랜 시간 연예계에서 함께 호흡해온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은 영화 속에서 찰떡같은 케미를 보여준다. 연기 경력 도합 195년의 관록 있는 명배우들의 명불허전 열연은 세대를 초월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등 배우들이 연기한 ‘인생’이 담긴 ‘소풍’은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114분. 12세 관람가.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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