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럽 랜드리 존스 연기, 최민식·게리 올드만 만큼 놀라워”

임세정 2024. 1. 25.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여장을 한 더글라스(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개들을 실은 트럭을 몰고 가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니트램'으로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혹한 운명에 던져진, 연약하면서도 냉혹한 더글라스의 겉과 속을 훌륭하게 연기해 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그맨’ 뤽 베송 감독 화상인터뷰
개들의 도움으로 의지 얻는 이야기
타인을 수용 못 하는 사회 지적도
영화 ‘도그맨’ 촬영 현장의 뤽 베송 감독. 그는 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연기에 대해 “더글라스 역할을 다른 배우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엣나인필름 제공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프랑스 작가 라마르틴의 말로 영화는 시작한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여장을 한 더글라스(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개들을 실은 트럭을 몰고 가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더글라스가 심리상담사에게 털어놓는 비극적인 과거가 관객들의 눈앞에 펼쳐진다.

더글라스는 열 살 때 정신이상 증세를 가진 아버지에 의해 투견으로 사육되던 개들과 함께 철창에 갇힌다. 굶고 있던 개한테 먹이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더글라스는 개들의 도움으로 철창에서 풀려나지만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된다. 성인이 된 더글라스는 여장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115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아간다.

‘도그맨’은 간략히 정리하면 개보다 못한 인간들 사이에서 고통받던 주인공이 개들의 도움으로 살아갈 의지를 얻는 이야기다. ‘니키타’(1990), ‘레옹’(1995), ‘제5원소’(1997), ‘루시’(2014) 등을 연출한 프랑스 거장 뤽 베송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개봉을 하루 앞둔 23일 국내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뤽 베송 감독은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흥분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한국에서 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기사를 보고 접한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다. 뤽 베송 감독은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가 개들과 함께 갇힌 이야기는 미국에도, 프랑스에도, 루마니아에도 있었다”며 “아이들이 모두 탈출해서 수사가 이뤄졌기에 세상에 알려졌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례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화는 외로움과 배척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불구가 된 채 철창에서 탈출한 더글라스가 얼마나 외롭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려 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받아들이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담고 있다”며 “나와 다른 사람은 장애인일 수도, 예술가일 수도, 성적 취향이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사회가 겉으로는 포용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배척하고 있다는 걸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니트램’으로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혹한 운명에 던져진, 연약하면서도 냉혹한 더글라스의 겉과 속을 훌륭하게 연기해 낸다. 폭스테리어, 도베르만, 그레이하운드 등 다양한 종의 개들도 명배우로 활약한다.

뤽 베송 감독은 “여러 영화에서 각각 색이 다른 연기를 보여준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우리 영화에서 더글라스의 다채로운 면을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먼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만나서 밥을 먹었다. 영화 이야기는 세 번째 만남에서 꺼냈다”며 “우리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다른 배우는 이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고 돌이켰다.

이어 “내가 함께 작업하면서 가장 놀랐던 배우 세 명이 바로 게리 올드만, 최민식, 케일럽 랜드리 존스”라며 “‘루시’(2014) 촬영 당시 최민식과 영어로 대화가 어려워 몸짓과 표정만으로 소통했는데 그것만 보고도 놀라울 정도로 표현해내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극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