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풍부한 투수, 영입 기대"...'팩스턴 이적' 보스턴 또 류현진과 연결됐다

유준상 기자 2024. 1.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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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제임스 팩스턴을 떠나보낸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틀 연속으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영입 후보로 언급됐다.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24일(한국시간) "보스턴은 팩스턴과의 계약해서 패했지만, 올겨울 오프시즌을 만회하기 위해 선회할 수 있는 몇몇 FA 선발투수가 시장에 남았다"면서 마이크 클레빈저, 마이클 로렌젠, 류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

스포츠키다는 "과거 올스타로 선발되기도 했고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류현진은 경험이 풍부한 좌완투수로, '보스턴글로브'의 알렉스 스피어에 따르면 보스턴은 류현진을 영입하길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류현진은 지난 두 시즌 대부분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지난 시즌 토론토에서 11차례 선발로 등판했으며 평균자책점 3.46을 나타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날에도 보스턴과 류현진이 함께 언급됐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인사이드 더 레드삭스'는 "다저스는 지난 몇 달간 10억 달러 이상을 썼음에도 FA 영입에 지갑을 여는 걸 멈추지 않고 있다. 팩스턴과 다저스의 계약으로 보스턴이 고려해야 하는 선발투수 후보 한 명이 줄었다"고 보스턴의 행보를 비판한 뒤 "스넬과 몽고메리가 예산 범위에서 벗어나는 투수들이라고 할 때 로렌젠, 클레빈저, 류현진이 보스턴의 선발진을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옵션"이라며 류현진을 추천했다.

지난해 보스턴 소속으로 경기를 소화한 좌완투수 팩스턴은 23일 다저스와의 계약에 근접했고, 이튿날 계약 내용이 공개됐다. 연봉은 1100만 달러(약 147억원)로, 2024시즌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대한 보너스 100만 달러와 퍼포먼스 인센티브 100만 달러도 이번 계약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팩스턴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300만 달러(약 174억원)다.


사실 보스턴은 이미 한 차례 선발진 보강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베테랑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를 2년 총액 3850만 달러에 영입했다. 지올리토는 류현진과 함께 FA 시장에서 '중간급 선발 옵션'으로 자주 거론됐던 투수이기도 하다.

2016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지올리토는 이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고,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2021~2022년에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화이트삭스에서 시즌을 시작한 지올리토는 21경기 121이닝 6승 6패 평균자책점 3.79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다가 7월 말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고,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뒤 6경기 32⅔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6.89로 부진했다.

8월 말 웨이버 공시로 팀을 떠나게 된 지올리토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남은 시즌을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6경기 30⅔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7.04로 반등에 실패했다. 결국 지올리토는 33경기 184⅓이닝 8승 15패 평균자책점 4.88이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2023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를 비롯해 여러 FA 선수들이 행선지를 정하는 동안 보스턴은 이렇다 할 영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올 시즌 78승84패(0.481)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삼킨 보스턴으로선 이대로 2024시즌을 맞이할 수 없었다. 보스턴이 해를 넘기기 전에 지올리토에게 손을 내민 이유다.

그렇다면, 지올리토를 품은 보스턴이 계속 류현진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지올리토 영입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선발진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보스턴이 풀어야 하는 최대 과제는 역시나 선발진 보강이다. 지난 시즌 보스턴 선발진에서 15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브라이언 벨로(157이닝) 단 한 명뿐이었다. 보스턴의 팀 선발 평균자책점과 이닝은 각각 4.68(22위), 774⅓이닝(27위)으로 모두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다. 선발진 보강 없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번째 이유는 류현진의 경험이다. 2019시즌 이후 LA 다저스에서 토론토로 건너올 때만 하더라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처음 뛴다는 게 변수로 꼽혔지만, 류현진이 4년간 충분히 많은 팀들과 타자들을 상대로 경험을 쌓은 게 선발진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꾸준히 5~6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가세한다면 보스턴 선발진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마지막 이유는 역시나 부담스럽지 않은 규모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 팩스턴만 놓고 보더라도 계약 규모가 1년 최대 1300만 달러로, 류현진도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전망이 관측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팀, 주어진 조건 등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하는 만큼 류현진의 고민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보스턴만 류현진을 노리는 건 아니다. 최근 류현진은 '어썸킴'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도 자주 연결되는 중이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지난달 31일 "파드리스 팬들은 36세의 류현진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로 인해 2023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복귀 이후 안정적이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류현진은 효율적인 투수로, 샌디에이고 선발진에서 활용될 수 있는 선수다. 6.3%에 불과한 그의 볼넷 비율은 팬들이 좋아할 만한 수치 중 하나다. 그가 투수 친화적인 펫코파크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다른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인사이드 더 파드리스'는 2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내셔널리그 올스타 출신 선발투수에게 관심이 있다. 다음 시즌을 위해 익숙한 선발투수를 데려올 수 있을까"라며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을 인용해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팀 중 하나다. 샌디에이고가 눈여겨보고 있는 투수 중 한 명은 바로 좌완 류현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류현진은 여전히 유능한 선발투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로테이션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고, 베테랑으로서 많은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다. 샌디에이고가 탐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류현진이 샌디에이고 선발 로테이션의 뒷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로선 그를 영입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남은 겨울 동안 류현진의 이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하성도 류현진의 샌디에이고행을 적극 추천했다. 지난달 20일 미국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하성은 "사실 (류)현진이 형과 같이 뛰고 싶고, 그렇게 같이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 영광인 것 같다"며 "현진이 형 같은 경우 워낙 메이저리그에서도 베테랑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고, (현진이 형과)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전한 바 있다.

류현진은 빅리그 잔류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NPB), 친정팀 한화 이글스 복귀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스프링캠프를 앞둔 시점에서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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