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마' 가능성 열어둔 이낙연…호남 민심은 어쩌나 [정국 기상대]

사흘 만에 호남 재방문…광주 시장 방문해 민심 청취
기자간담회선 "광주시민 의견 듣고 결론 내리겠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이 지난 9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이 총선에서 '광주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총선 불출마 의사를 수 차례 밝혀온 이 위원장은 제3지대 연대 세력 사이에서 광주 출마 요구가 끊이질 않자, 선거 연대를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위원장은 24일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광주 출마 압박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꽤 오래 전부터 이번 총선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는 말을 했다"며 "국민 앞에서 한 말을 쉽게 바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터에 꽤 많은 동지가 여기저기 출마하라는 말씀을 하고 계신다"라며 "광주시민을 비롯해서 좀 더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더 깊게 생각해서 결론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출마) 시기를 정해 놓고 할 수 없지만, 너무 늦어서 광주시민께 혼란을 주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것"이라며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미래대연합 측은 이 위원장에 광주 출마를 요청한 바 있다. 제3지대 성공을 위해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이 위원장이 자신의 정치적 뿌리이자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이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신당 창당으로 야권 분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호남에서 제기될 수도 있는 '배신자' 평가를 불식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탈당과 신당 창당 등에 대한 호남 여론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윤석열정부를 견제하고 정권 교체를 해달라는 게 광주시민의 염원인데, 그러려면 분열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잘못을 알면서 잘못이 있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당과의 단합은 나쁜 단합이다. 지금 민주당이 요구하는 단합은 나쁜 단합"이라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려면 검찰공화국에서도 떳떳한 꿇리지 않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사법리스크가 많은 사람,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 재판 받으러 다니는 사람, 비리 혐의가 있는 사람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견제를 하려면 그런 혐의나 리스크 없는 사람이 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상태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수권능력을 갖추고 국민의 신임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만 정권교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신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의 민주당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충분한 견제가 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걸 시도민께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동안 견제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국민들께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한 건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못해서"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신당 창당으로) 당연히 당혹스러워 하시고 '정권 견제나 정권 교체를 어떻게 하려고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시는 걸로 보인다"면서도 "지금 상태는 견제도 제대로 안되고 정권교체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세력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전당대회에서 돈봉투 오갔는데, 공천의 감점사유도 되지 않고 공천 적격이 되는 이런 뻔뻔함으로 수권할 수 있겠느냐. 몇 번을 사과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도 부족할 판에 도덕적 불감증에 국민들이 질려있을 것"이라며 "그런 상태로 정권교체는 어렵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호남, 대한민국 위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3지대 '빅텐트'에 대해서는 "2개 또는 3개 신당을 합당하는 '중텐트'를 통해 개혁신당 등과 통합하는 '빅텐트'로 가는 걸 찬성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이번주부터 '비전대화'가 시작됐다. 여러 세력이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는 국가적 의제에 대해 미리 방향을 정리하고 통합 논의에 들어가자는 취지로 국민들이 염려하는 노선 갈등을 미리 없애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간담회 후 남광주시장을 방문, 현장에서 생활 물가를 점검하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민생 현장을 둘러봤다. 이 위원장이 호남을 방문한 건 지난 21일 전북 전주시 방문 이후 3일 만으로, 광주 출마를 위한 밑작업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