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매직' 없었다…日에 완전히 밀린 인도네시아, 체면만 살렸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신태용 매직'은 없었다. 인도네시아는 일본을 상대로 경기 내용도, 결과도 가져오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1-3으로 패배했다.
D조 2위 자리가 걸린 경기였다. 인도네시아가 조 2위로 올라서려면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조 3위로 16강에 오르는 걸 노려도 되지만, 안정적으로 16강에 오르는 방법은 승리였다.
인도네시아는 3-4-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라파엘 스트라윅을 중심으로 에기 비크리와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공격을 이끌었다. 측면에는 야콥 사유리와 프라타마 아르한이, 중원에는 이바르 제너와 저스틴 후브너가 배치됐다. 후방은 샌디 월시, 조르디 아마트, 그리고 리즈키 람다니가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에르난도 아리가 착용했다.
인도네시아가 믿는 건 '신태용 매직'이었다. 앞서 1차전에서 패배한 인도네시아는 2차전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조 2위로 16강을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놨다. 일본전 결과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조 2위로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었고, 조 3위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난 일본을 잘 안다.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일본과 경기를 해봤다. 일본은 우리보다 좋은 팀이다. 큰 대회에서 일본을 만나면 감회가 새롭다"라며 자신이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의 발언은 인도네시아에는 기대감을, 일본에는 우려를 키웠다. 인도네시아 매체 '트리뷴 치레본'은 "전력 상 우리가 일본을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일본은 유럽파가 많지만 이라크에 패배했고, 인도네시아와의 조별예선 최종전에 운명을 맡겨야 한다"라고 했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이 경기 전 소름끼치는 말을 했다. 그는 일본을 잘 안다고 했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강호를 이기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라며 신태용 감독의 발언을 주목했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독일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대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기대와 일본의 걱정과는 달리 경기는 일본이 주도했다. 전반전 초반 나온 우에다 아야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일본은 이후에도 70% 전후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공이 없을 때에는 높은 위치에서부터 인도네시아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며 괴롭혔다.
인도네시아는 제대로 된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측면을 통한 빠른 역습을 시도했지만 수비 진영에서 공을 빼내는 것도 어려워했고, 측면까지 공을 보내더라도 일대일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오히려 무리하게 공격을 전개하다 일본에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전반전에 한 골, 후반전에 자책골을 포함해 두 골을 내주고 경기 막바지 한 골 만회했지만 경기를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인도네시아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는 90분까지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빅 찬스도 만들지 못했고, 일본의 공격을 끊어내기 위해 시도한 반칙만 쌓였다.
다행히 체면을 차리기는 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수원FC 소속 아르한이 멀리 던진 스로인이 일본 문전으로 향했고, 일본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월시가 받아 니어포스트를 노리는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트렸다. 월시의 슈팅은 스즈키 골키퍼 손에 맞았지만 굴절되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태용 감독의 마법은 없었다. FIFA 랭킹 146위 인도네시아는 17위 일본을 잡고 조 2위로 올라서는 꿈을 꿨지만, 일본의 벽은 높았다. 조 3위로 조별예선을 마친 인도네시아는 이제 다른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 16강 진출을 노려야 한다. 경기 막판에 넣은 한 골은 조 3위 팀들간의 16강 경쟁에서 인도네시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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