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준율 0.5%포인트 전격 인하…186조원 푼다

중국 베이징 시청구에 있는 인민은행 본사 전경. ⓒ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침체에 빠진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돈을 대규모 풀기로 했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징후가 뚜렷해지고 내·외국인들의 투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시중의 돈이 바닥을 보이자, 중국 당국이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전격 인하해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2월5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며 “이를 통해 시장에 1조 위안(약 186조 5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내린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지준율 인하폭은 종전의 2배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2022년 4월과 12월, 지난해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지준율이 내려가면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6.9%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준율은 중국의 은행이 예금 중 인민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중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이 시중에 풀 자금이 늘어나 유동성 공급 효과를 내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대표적인 통화완화 수단으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이와 함께 25일부터 농업 및 소기업을 지원하는 재대출 금리를 연 2%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재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주는 신용대출로 특정 대상에게만 대출해주도록 지정한다.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꺼져 가는 경기를 되살리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명확하게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선언한 이후에도 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지난해 10~12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

이 때문에 중국 대표 주가지수인 CSI300지수가 지난 5년 새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등 중국 증시도 극심한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