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가 전부? 담임목사 청빙 ‘듣는 귀’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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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청빙을 앞둔 교회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설교만 좋으면 OK?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은 2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담임목사 후보의 설교는 목사의 자질 중 극히 일부분이다. 청빙 과정에서는 10% 이상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면서 "교인들 앞에서 딱 한 번 하는 설교로 그 목회자의 설교 실력을 간파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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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사님을 모실까” 교인 설문조사 하는 교회도
담임목사 청빙을 앞둔 교회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많은 이력서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뿐더러 한번 결정하면 오랜 기간 함께 지내야 하다 보니 청빙 절차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고 교회마다 ‘알아서 하는’ 청빙이 만연하다보니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담임목사 청빙 절차는 교인 전체의 잔치가 돼야 한다. 하지만 장로들이 주로 참여하는 청빙위원회가 전권을 쥐고 있다 보니 교인들의 볼멘소리도 있다.
설교만 좋으면 OK?
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은 2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담임목사 후보의 설교는 목사의 자질 중 극히 일부분이다. 청빙 과정에서는 10% 이상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면서 “교인들 앞에서 딱 한 번 하는 설교로 그 목회자의 설교 실력을 간파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철저한 평판 조회와 교차 검증’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소장은 “담임목사로 정하기 전 반드시 후보의 신학교 동문이나 전에 목회했던 교회 교인 등 최대한 많은 수의 주변인을 만나 어떤 분인지 물어보고 이 결과를 서로 꺼내놓고 교차 검증해야 한다”면서 “이 절차를 소홀히 하면 후임 목사와의 갈등으로 교회 분쟁 후 교회가 갈라지기까지 한 여러 교회의 전철을 밟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담임목사 브로커(중개인)’도 경계 대상이다. 새 담임목사를 뽑아야 하는 교회나 담임목회를 시작할 때가 된 목사 주변에는 “나를 믿고 모셔도 된다” “이 교회에 내가 말 잘 해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브로커가 맴돌곤 한다. 이 경우도 늘 끝이 좋지 않다. 브로커에서 교회나 목사가 휘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교인 설문조사도 방법
최근 청빙 트렌드 중에는 청빙위원회에 장로뿐 아니라 권사·안수집사·청년 대표를 참여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청빙 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서다.
교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좋은 목사’를 모시기 위한 고민 끝에 전 교인을 대상으로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서울 중구의 남대문교회는 지난 21일부터 전 교인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설문 문항 중에는 ‘다음세대, 고령화 대책’ ‘설교와 교회교육’ ‘상담과 치유’ ‘소통’ ‘언행일치의 삶’ 등 목회자 자질을 제시하고 우선순위를 정해달라는 질문이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담임목사의 성별을 묻는 질문도 있다.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여성 목회자를 배출하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이 교회 왕보현 장로는 “‘신중론’이 대세고 이런 현실을 반영해 교인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기 위해 설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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