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보잉사 다른 여객기도 조사할수도

설계 오류 아닌 제조상의 결함 지적

미국 항공당국이 최근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의 동체 일부가 비행 중 떨어져 나간 사건과 관련해 다른 기종도 조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휘터커 미국 연방항공청(FAA) 청장은 최근 "보잉은 수많은 항공기를 만든다"며 "(사고가 났던) 맥스 기종을 살펴보겠지만 다른 기종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는지 보잉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될만한 증거가 나올 경우 737 맥스 조립공정 외에 보잉의 다른 기종의 제조 공정도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FAA는 21일 보잉의 구형 모델인 보잉 737-900ER 여객기의 도어 플러그에 대해서도 안전 점검을 권고했다.

창문과 벽체로 이뤄진 도어 플러그는 더 많은 좌석을 배치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상구를 막는 일종의 덮개다. 지난 5일 미국 오리건주에서 비행 중이던 알래스카 항공 소속 737-맥스9 여객기에서 이 부품이 떨어져 나가 비상착륙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FAA는 737 맥스9 기종의 운항을 무기한 중단하도록 했다. 도어플러그를 갖춘 맥스9 기체를 보잉이 항공사에 새로 인도하는 것도 막았다.

휘터커 청장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설계상의 오류가 아니라 제조상의 결함과 관련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품질관리와 제조 공정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당 기종이 비행에 안전하다고 확인될 때 운항 중단이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종을 도입한 미국 항공사들도 보잉을 비판하고 나섰다. 벤 미니쿠치 알래스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NBC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체 점검 결과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다수 기체에서 볼트가 느슨하게 조여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잉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CEO도 보잉이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보잉 737 맥스8 기종은 2018년과 2019년 2차례 사고로 346명의 사망자를 냈다. 보잉 측은 "상당한 혼란을 일으켜 깊이 유감"이라며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에 복귀하고 품질 개선 등을 이루기 위해 포괄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