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영업익 1조' 달성한 삼바…"올해 목표는 매출 4조"(종합)

이춘희 2024. 1. 2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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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연매출 3조 이어 업계 새 역사
올해도 매출 10~15% 성장 자신
수주 증대에 제3캠퍼스까지 검토나서
ADC 시설 연내 완공 등 플랫폼 확장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수주 행보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 위축에도 불구하고 홀로 성장을 지속한 가운데 올해 역시 매출 성장을 자신하며 연 매출 4조원 달성을 내걸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9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3조6946억원, 영업이익은 1조113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8577억원이다.

매출 면에서는 2022년 업계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도 23.1% 성장을 이어가며 확언했던 '20% 이상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회사 측은 "1~3공장의 안정적인 운영 및 4공장의 성공적인 램프-업(장비 설치 후 대량 양산 시작)"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연결 자회사 편입 후 온기 반영에 따른 실적 개선"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이뤄낸 1조원 돌파 신기록이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무려 30.1%에 달한다.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더라도 영업이익은 많아야 10% 후반대에 그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이익률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4분기 매출 1조735억원으로 3분기에 순수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달성한 '분기 매출 1조원' 신화를 이어갔다.

별도 기준으로도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 기준 매출 2조9388억원, 영업이익 1조204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4공장의 매출 반영 및 공장 운영 효율화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4% 증가했다. 41.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창사 이래 첫 연매출 1조원 돌파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연매출 1조203억원, 영업이익 205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회사 측은 "2022년 연구 개발 수수료(마일스톤) 수령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CDMO 위축에도 수주 통한 성장 이어가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이달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 고금리, 인플레이션, 전쟁 등 힘든 시기였다"면서도 "우리는 20% 이상 성장률을 유지하는 등 경쟁사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돌아본 것처럼 지난해 글로벌 CDMO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인 수주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뤄냈다.

지난해 글로벌 CDMO 업계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료의 여파가 겹치면서 바이오벤처들의 연구·개발(R&D) 위축에 따른 CDMO 감소, 백신 수요 하락 등의 악재에 시달렸다. 이에 론자, 캐털런트 등 주요 경쟁자들이 매출 목표를 잇달아 낮춰잡기도 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차례나 매출 목표를 끌어올렸다. 1월 첫 가이던스로 10~15% 성장을 제시한 데 이어 4월 15~20%로 올려잡았고, 10월에는 재차 최소 20%까지 매출 목표를 향상했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내부 바이오리액터홀 전경[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이 같은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건 수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총 27억400만달러(약 3조5009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전년 수주금액 13억7200만달러(약 1조7835억원)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톱20 빅 파마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는가 하면 화이자, 노바티스 등 빅 파마와 6~7년의 대규모 장기 계약에 성공하는 등 수주의 질도 확보한 상태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안정적으로 4공장 수주를 채워가고 있으며, 예상 대비 빠른 수주 속도를 바탕으로 4공장의 조기 수주 마무리 가능성도 있다"며 "2024년 실적도 1~3공장 완전 가동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4공장 매출의 램프 업 지속에 따른 매출 반영 확대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매출 4조 돌파 자신…생산력 확대에 ADC 날개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다음 목표는 올해 연 매출 4조원 돌파다. 회사는 이날 실적 공시와 함께 올해 예상 성장률을 10~15%로 밝혔다. 4조640억~4조2488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다. 이미 증권가에서 올해 매출로 상단값을 뛰어넘는 4조3024억원을 전망하고 있는 만큼 무리한 목표로 보기도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3차례나 매출 목표를 상향한 만큼 향후 운영 상황에 따라 목표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위해 추가적인 생산력 확대 및 신규 플랫폼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 생산용량 25만6000ℓ의 4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면서 60만4000ℓ의 세계 최대 생산용량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최근 착공한 18만ℓ 규모 5공장을 시작으로 제2바이오캠퍼스에 동일 규모의 5~8공장을 마련해 2032년까지 총 132만4000ℓ의 생산용량을 갖출 예정이다. JPMHC에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3바이오캠퍼스 확장까지도 검토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생산 플랫폼 확보도 이어간다. 어느덧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시설은 연내 완공 예정이다. 지난해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 국내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하며 관련 기술도 확보했다. 림 대표는 "단일항체를 넘어 이중항체 ADC 생산까지 추진하겠다"며 또 다른 글로벌 트렌드인 비만 치료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에 대해서도 "별도의 생산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고민은 있지만, 시장에서 유망하게 떠오르는 약인 만큼 고객사의 요청이 있으면 생산을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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