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공습 韓도 지지 나서…"EU-아시아 물동량에 큰 타격"
23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24개국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영국의 공습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 국가가 연대해 후티에 홍해 공격을 끝낼 것을 요구했지만, 후티는 이튿날인 24일에도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다가 미군에 제지당했다. 이처럼 홍해가 미군과 후티가 싸우는 최전선이 되면서, 홍해 항로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과 아시아 국가 간 교역에도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24일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오늘 새벽 예멘 내 후티 반군 점령지에서 홍해 남부를 향해 발사 준비를 마친 대함 미사일 2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틀 전 미·영 연합군이 후티의 근거지에 대대적인 2차 합동 공습을 했는데도 후티가 물러서지 않자 재차 공습한 것이다. 미·영의 후티 공습을 지지하는 국가도 지난 12일 10개국에서 11일 만에 24개국으로 늘었다. 이처럼 후티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강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후티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는 셈이다.
후티는 미·영을 더욱 도발하며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AFP통신에 따르면 후티는 지난 20일 예멘에 있는 유엔과 그 산하 기관에 서한을 보내 미·영 국적을 가진 모든 직원에게 한 달 안에 예멘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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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후티발 경제 위기 가능성 상승
홍해에서 미군과 후티 대결이 본격화하면서 EU는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가장 중요한 무역로 중 하나가 홍해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은 유럽과 아시아 간 무역의 약 40%를 담당한다.
EU의 경우 2022년 전체 상품 수입의 23%가 홍해를 통해 들어왔다. 그런데 홍해의 군사적 긴장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방면으로 돌아가는 화물선들이 많아지면서 운송비가 급증하고 있다. EU 경제를 총괄하는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 교통량이 한 달 만에 22%나 줄었다"며 "이 위기가 더 길어지면 EU 내 소비자물가 급등과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신용보험사 알리안츠 트레이드는 "2배로 늘어난 운송 비용이 3개월 이상 지속하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0.75%포인트 올라가고, 경제성장률은 거의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EU 경제는 높은 물가상승과 함께 완만한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홍해를 통한 무역까지 장기간 중단되면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WSJ는 "EU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다시 한번 지정학적 긴장의 최전선에 서게 되면서 유럽과 미국 간 경제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U도 홍해에서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함 등을 보내는 군사작전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페인 등 일부 회원국은 확전을 우려해 이 같은 작전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나탈리 토치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미·영과 후티의 공방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EU까지 군함을 파견하면 사태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도이치벨레(DW)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는 "(홍해 긴장으로) 유럽으로 전자·자동차 관련 부품을 수출하는 아시아 업체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ESSEC 비즈니스 스쿨의 세데미르 네스토로비치 교수(지정학)는 "부품은 적시 배송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럽 제조업체에 대한 아시아의 부품 공급망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홍해 무역로를 통해 수입을 얻던 국가도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홍해 항로의 관문인 수에즈 운하(이집트)와 에일랏 항구(이스라엘)의 물동량이 현저히 감소한 상태다. 이로 인해 양국 모두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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