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보다 더 큰 위험 없어"…'낙태권' 이슈로 공세 시작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 이제 분명해졌다.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이렇게 성명을 내고 "이것이 이 나라를 향한 나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자신과 트럼프의 대결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를 시작했다.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정해지면서 "우리의 민주주의, 낙태권부터 투표권에 이르는 우리 개인의 자유, 코로나19 이후 강한 회복세를 보인 우리 경제가 모두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화당과 같은 날 열렸던 뉴햄프셔 민주당 프라이머리와 관련, "오늘 저녁 내 이름을 써 준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날 민주당 투표용지에는 바이든의 이름이 없었다. 다음 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공식 경선을 하기로 한 민주당의 결정을 거부하고 뉴햄프셔주가 먼저 프라이머리를 강행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아예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뉴햄프셔 민주당원 사이에선 용지에 수기로 바인의 적어 지지를 표하자는 움직임이 퍼졌다. 결국 비공식 경선이 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절반을 넘으며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성명에서 "민주적 절차에 대한 헌신을 보여준 역사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낙태권' 이슈로 트럼프 공격 시동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 대신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의 낙태권 관련 행사장을 찾았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동행한 그는 사실상 올해 첫 선거유세인 이날 낙태권 문제를 제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연단에 선 그는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2022년 보수 우위의 대법원에 의해 폐기된 것을 언급하면서 트럼프가 낙태권 폐기를 공약하고, 낙태권을 행사한 여성을 처벌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미국 여성들에게 악몽과 같은 일"이라며 "미국에서 이 같은 자유를 빼앗긴 것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이 확실한 정치적 우위에 있는 낙태 문제를 강조하기 위한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민주당 입장에선 낙태권은 여성과 중도층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이슈다. 2년 전 중간선거 당시, 바이든 정부에 대한 견제로 전국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는 '레드 웨이브(붉은 물결)'가 예상됐지만, 실제론 트럼프가 세웠던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선거 직전에 나온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탓에 여성·중도층 표심이 돌아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공화당원들이 미국 여성들의 낙태약 복용도 금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4년 대선이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친구와 가족 모두 투표소로 나오게 하라"고 당부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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