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정부엔 악몽' LH사태 최초 폭로자 김남근 영입
더불어민주당이 24일 3년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의 최초 폭로자인 김남근 변호사를 10호 영입 인재로 발표하면서 영입식을 가졌다.
이날 민주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 변호사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 개혁을 위한 활동을 주도해 실력을 입증했다”며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적임자”라고 영입 취지를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영입식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상가 세입자, 갑질 당하는 하도급 업체를 위해 입법 활동을 충실히 한 열정을 꽃피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에서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 변호사는 2021년 3월 문재인 정부 3기 신도시인 광명·시흥 신도시 지역에 LH 직원들이 100억 원대 토지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1년에 걸친 정부의 합동수사로 4251명이 검찰에 송치되고, 64명이 구속되는 등 파장이 컸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부동산값 폭등 논란으로 코너에 몰렸던 문재인 정부는 'LH 사태'로 결정타를 맞았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급락했고, 같은 해 4월 열린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부산시장을 국민의힘에 내주며 참패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김 변호사가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사실상 ‘내부자 고발’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LH 사태에 대해 “3기 신도시 추진 당시 투기 예방 노력이 있어야 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안일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해서는 “정부가 집값 안정 등 민생 문제를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고, 검찰 개혁 같은 정치적인 이슈에만 몰입한 것에 대한 심판”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24일 LH 사태 폭로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공직자 투기에 대해 꼭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폭로했고, 그 결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입법 등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LH 사태 폭로 당시 강성 친문 지지층에서는 김 변호사와 이 대표의 관계가 가까운 점을 들어 이 대표가 LH 폭로에 관여했다는 ‘기획폭로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2021년 3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는 기본주택 구상을 알리는 토론회를 열었는데 김 변호사가 ‘기본주택 성공 요건’이란 주제로 토론자로 나섰었다. 지난해에는 ‘이재명표 민생기구’라고 불리는 민생연석회의 공동의장을 맡았다. 24일 이 대표는 소개 도중 “평소에 자주 보던 김 변호사”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변호사 영입을 친문 진영을 겨냥한 영입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친문 현역 의원 지역구에 친명 인사가 줄줄이 출마하는 것과 맞물려서 이런 추측에 불을 지폈다. 야권 관계자는 “대놓고 드러내지는 못해도 김 변호사 영입을 놓고 친문계가 부글부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8년 만에 로고를 바꿨다. 당명 중 ‘더불어’ 글자의 크기는 이전보다 작아지고, ‘민주당’은 더 굵게 부각됐다. 파랑, 보라, 초록색이 들어간 삼색 깃발 배경도 공개됐다. 각각 민주, 미래, 희망을 상징하며 시대에 맞게 다양한 가치를 품는 것을 의미한다고 당은 설명했다. LG 전자 상무 출신으로 지난달 임명된 한웅현 홍보위원장이 새 로고 작업을 주도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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