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게 보일까 남편 있는 척...” 서러운 싱글맘 30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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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남편과 헤어진 허윤숙(42) 집사는 어린 아들 둘과 함께 세상에 남겨졌다.
이은복(67) 집사는 "31살 때 남편과 사별하고 남들이 우습게 보거나 무시할까 봐 화목한 가정의 아내인 척했었다"며 "다비다자매회에서 내가 '엄마'일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으며 천국을 맛봤다"고 전했다.
30년 전에는 남편과 사별한 싱글맘을 대상으로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혼·별거로 혼자 된 여성이나 미혼모들도 회원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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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상한 싱글맘 보듬고 사랑 보여줘”
7년 전 남편과 헤어진 허윤숙(42) 집사는 어린 아들 둘과 함께 세상에 남겨졌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하던 일도 접게 된 허 집사에게 남은 삶은 두려움 투성이었다. 수입도 없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세상의 눈초리에 어떻게 담담해질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서던 때 그를 잡아준 곳이 다비다자매회였다.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과 함께 삶을 나누고 성경을 공부하다 보니 마음엔 안정이 찾아오고 건강까지 회복됐다.
24일 서울 성북구 다비다자매회 사무실에서 만난 허 집사는 “다비다 자매들과 사역하면서 시커먼 먹구름 같던 내 얼굴빛부터 달라졌다. 살아갈 용기와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며 “지금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꿈을 꾸며 신대원에서 공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싱글맘의 친정’ 역할을 하고 있는 다비다자매회(회장 이주은 목사)가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30년 동안 사도행전에서 과부들이 입을 옷을 만들어주던 다비다처럼 싱글맘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미소를 되찾아줬다. 28년간 회장을 맡았던 김혜란 목사는 “싱글맘들은 혼자 자녀를 키우고 생계를 이끌어가느라 마음의 상처는 물론 몸까지 상한 경우가 많다”며 “제자훈련과 큐티모임 등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고 아플 때는 반찬을 싸 들고 문병을 가며 보듬어왔다”고 설명했다.
어디서도 싱글맘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밝히지 못했던 이들에게 다비다자매회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은복(67) 집사는 “31살 때 남편과 사별하고 남들이 우습게 보거나 무시할까 봐 화목한 가정의 아내인 척했었다”며 “다비다자매회에서 내가 ‘엄마’일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으며 천국을 맛봤다”고 전했다.
30년 전에는 남편과 사별한 싱글맘을 대상으로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혼·별거로 혼자 된 여성이나 미혼모들도 회원으로 들어왔다. 싱글맘에 대한 사회 인식도 전보다 나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가정 위주의 사역을 하는 교회 안에서 오히려 마음 아픈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김삼임(69) 권사는 “싱글맘도 충분히 교회를 섬길 수 있는데 직분 임직할 때 차별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정영미(61) 집사는 “5월만 되면 설교부터 구역모임 교재까지 부부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와 씁쓸하고 민망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정 집사는 “교회 안에 싱글맘임을 밝히지 않은 여성들이 많다. 다비다자매회에서 회복된 이들이 섬기는 교회에서 싱글맘을 섬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교회도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고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다비다자매회는 오는 27일 서울 이수성결교회(박정수 목사)에서 30주년 기념 예배를 드린다. 이수성결교회는 오랜 시간 다비다자매회를 후원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이날 싱글맘들은 성경 속 다비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욥바항의 사랑’을 무대에 올리며 애환도 함께 나눌 예정이다.
이주은 목사는 “다비다자매회가 앞으로도 싱글맘을 회복시키고 복음을 선포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싱글맘이 또 다른 싱글맘을 품어주는 ‘내리사랑’을 보이도록 이끌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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