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은 인재 양성을 국난 극복의 초석으로 보았다
[노승석 기자]
▲ 옛 본전 현충사 사진 1706년 지어진 현충사의 옛 본전. 숙종이 내린 현판이 걸려있다. 여해고전연구소 사진 제공, 불허복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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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는 미래의 국가발전을 위한 참된 교육의 해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 사회에서 이슈되는 여러 가지 패륜범죄 문제의 요인도 대부분 교육에 있다고 보이는데,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할 만큼 국가와 사회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자본사회에서 생존 경쟁을 위해 실리 추구, 또는 경영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개인과 사회에서 절대적 가치의 기준이 되어온 도덕(道德) 위주의 인성교육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본래 도덕이란, 자연 현상에서 만물을 변화하는 우주의 원리처럼 인간 사회에서 인간을 생장 발전하게 하는 규범인 것이다. 중국의 최고 사상가 공자(孔子)가 정치에 도덕을 강조하고, 최고 병법가 손무(孫武)가 도덕이 임금과 백성을 화합하게 한다고 했듯이, 결국 도덕이 국가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됨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먼저 할 것은 덕을 닦는 것 보다 더 먼저 할 것이 없고 先莫先於修德
즐기는 것은 선을 좋아하는 것보다 더 즐길 것이 없다 樂莫樂於好善
-《소서》〈본덕종도〉
이 글은 황석공이 한(漢)나라 때 책사인 장량(張良)에게 전해준 《소서(素書)》의 〈본덕종도(本德宗道)〉에 나오는 말이다. 인간사에서는 덕행과 선행이 우선임을 말하였고, 또한 공손·검소·겸양의 덕목을 설명하였다. 특히 이러한 이론들이 이순신의 학문관에 큰 영향을 주었기에 이순신의 정신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순신은 일찍이 32세 때 무과시험에서 《소서》를 강독하는데 이를 완전히 통독하여 과거 시험관을 놀라게 한 사실이 있었다.(이충무공신도비)
이러한 도덕성에 사상적 기반을 둔 이순신은 중국 역대의 정치가 강태공, 제갈량, 병법가 이정(李靖)처럼 전쟁 이전에 먼저 도적 실천을 강조하였다. 더욱이 이순신은 유학을 배운 선비 출신답게 임진왜란 7년 기간 동안 내내 수양하는 생활을 하였다. 《난중일기》의 임진년 1월 1일자를 보면, 이순신은 2년 동안 전라좌수영에서 근무하느라 설날에 어머니를 뵙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표현을 어머니의 이칭인 '천지(天只)'로 기록하였다. 이는 자신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하늘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시경》〈백주〉의 "어머니는 하늘이시다[母也天只]"라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밖으로는 나라를 바로잡을 주춧돌(인물)이 없고 안으로는 계책을 결정할 기둥(인재)이 없으니 배를 더욱 늘리고 무기를 만들어 적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나는 그 편안함을 취하리라.
*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 22회편의 <조조가 군대를 나누어서 원소를 대항하다[曹公分兵拒袁拒袁紹]>는 내용의 일부를 이순신이 《난중일기》에 옮겨 적은 내용을 새롭게 밝혔다.
- 《신완역 난중일기 교주본》(노승석 역주)
이 구절은 이순신이 1594년 갑오년 겨울에 《삼국지》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중국 촉한의 유비(劉備)가 조조(曹操)와 전쟁할 때 원소(袁紹)가 돕도록 정현(鄭玄)이 써준 내용으로, 중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가 필요한데 우선 군대를 정비하여 내실을 다져야함을 강조하였다. 이순신은 전쟁은 부진하고 군대의 병력부족과 백성들의 기근과 질병으로 인해 큰 고민에 빠지자, 위의 내용을 읽으면서 나라의 피폐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먼저 인재양성과 군대정비를 떠올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순신이 우리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륜적인 도덕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송나라 학자 사마광이 쓴 《자치통감》에 보면, "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신하를 생각한다[家貧思良妻, 國亂思良臣]"고 하였다. 어진 마음이란, 곧 올바른 이치니[性卽理], 올바른 교육으로 어진 마음을 갖도록 하여 어진 인재가 되게 하면, 누구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도덕중심의 참교육이란, 가정에서는 내조의 지혜, 조정에서는 신하의 충성, 전쟁에서는 장수의 전략, 국가와 사회에서는 인재의 개발 능력 등을 낼 수 있는 효용가치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도덕을 무시한 교육은 공허한 것이니 역대 사상가들의 통론과 이순신의 우국충정을 생각하며 이 시대에 필요한 참교육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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