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스웨덴 나토가입 비준…'친러' 헝가리만 남았다

박형수 2024. 1. 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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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의회가 23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비준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200년 중립국 지위를 포기한 스웨덴은 나토 가입을 위한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스웨덴의 가입이 확정되면 나토 회원국은 32개국으로 늘어나고 북유럽 전역으로 확대된다.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의회 본회의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처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웨덴 나토 가입, 헝가리 비준만 남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의회는 본회의에 상정된 스웨덴 나토 가입안을 4시간의 토론 끝에 찬성 287표, 반대 55표로 가결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FP)과 연립 정당인 민족주의운동당,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이 대거 찬성표를 던졌고, 좌파 소수 정당인 인민민주당, 이슬람 정당인 행복당 등에서 반대표가 나왔다. 비준안은 수일 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식 발효된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까지 남은 절차는 헝가리의 의회 비준뿐이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오늘 우리가 나토의 정회원이 되는 데 의미있는 한걸음을 내디뎠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스웨덴은 나토를 더욱 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며 “헝가리 역시 가능한 한 빨리 의회 비준을 완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개월 만인 지난 2022년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에 부닥쳐 지난해 4월 핀란드만 먼저 나토에 합류했다. 스웨덴은 ‘준회원국’으로 남았다. 나토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진다.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 비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튀르키예는 당초 스웨덴과 핀란드가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분리독립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한다며 이들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 이후엔 스웨덴에서 벌어진 코란 방화 사건 등 반(反) 튀르키예 및 반 이슬람 시위를 문제 삼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계속 막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는 10월 의회에서 안건을 처리하겠다”며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 지원하고, 미국은 튀르키예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200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미국산 F-16 전투기의 업그레이드 등을 승인하겠다고 제안한 데 따른 조치다.

NYT는 튀르키예와 달리 헝가리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온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헝가리가 나토 회원국 가운데 가장 친(親) 러시아 성향인데다, 의회가 다음달 15일까지 휴회인 만큼 비준안이 언제 처리될 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날 “나토 가입 문제를 협상하자”며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를 부다페스트로 공식 초청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왼쪽)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AFP=연합뉴스

러, 우크라 대규모 공습…150여명 사상


한편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다쳤다. NYT는 “대통령 집무실, 국회의사당, 정부 청사가 밀집한 키이우 중심부에서도 폭발음이 울렸다”며 “(중심부 타격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업 나프토가즈의 가스관이 파괴돼 인근 지역 전기 공급도 중단됐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주거용 건물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방공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반면 북한과 무기 거래 의혹을 받는 러시아는 지난해 12월29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개전 이래 최대 규모 공습을 가한 이후 올 들어서도 연일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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