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가 뭐에요"...100억대 그들만의 집 '따블' 신고가 행진

2024. 1. 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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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라파엘 모네오가 두번째로 설계한 에테르노 압구정 투시도. 사진 넥스플랜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하이엔드' 주택 시장은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희소성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몇 채 값의 가격 상승이 이뤄지며 100억원대 거래가 잇따른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자료를 보면 주택시장이 침체했던 최근 2년 동안 100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의 상당수가 신고가로 손바뀜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 한남 268㎡(이하 전용면적)가 18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역대 아파트 실거래가 최고가로 직전 최고가였던 2022년 4월 135억원보다 45억원 높은 금액이다. 이 주택형은 2021년 8월 첫 매매가격 100억원으로 시작해 2021년 9월 108억원, 2021년 11월 117억원, 2022년 4월 135억원 등 신고가 갱신을 이어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264㎡도 2022년 9월 130억원에 거래됐다. 2020년 입주 이후 첫 거래가격이었다. 분양가(60억5650만원)보다 70억원가량 올랐다.

지난해 10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234㎡도 110억원에 거래가 이뤄지며 2016년 입주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대 거래를 기록했다.

입주가 진행 중인 하이엔드 주택도 높은 웃돈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부동산 업계는 이달 입주가 진행 중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에 100억원 안팎의 웃돈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본다.

청담동 A공인 관계자는 “청담동에 입주 5년 이내 아파트 비율이 2%에 불과할 정도로 신축의 희소성이 높은 데다 이 단지가 고급스러운 외관과 수려한 한강 조망 등을 갖추고 있다 보니 수요가 많다"며 “당초 분양한 가격에 붙은 프리미엄을 100억원 이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계 거장 라파엘 모네오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설계한 건축물이다. 분양가가 초고가였는데도 1년도 안 돼 완판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완판 준공된 에테르노 청담. 사진 넥스플랜

초고가 주택 인기는 고가 아파트값 상승세에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지난해 12월 93.8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달보다 1.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지수는 96.6에서 90.1로 6.72%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초고가 주택이 100억원 시대를 연 배경으로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규모 증가와 지속적인 지가 상승의 영향을 꼽는다. KB금융그룹의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자산 100억 이상을 보유한 초고자산가와 고자산가의 부동산 자산 규모가 1109조원으로 4년 전인 2019년(743조원)보다 50% 가량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땅값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상승세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가들의 자산 규모가 커지는 데 비해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줄 만한 하이엔드 주택 공급이 적다 보니 몸값이 부르는 게 값이 됐다”며 “앞으로도 하이엔드 주택 공급이 활발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리츠커상 수상 라파엘 모네오 두번째 역작 '에테르노 압구정'

이렇다 보니 공급을 앞둔 하이엔드 주택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부동산디벨로퍼 넥스플랜은 올해 1분기 안에 강남구 청담동 82-7번지(옛 효성빌라 부지) 일대에 라파엘 모네오의 두 번째 역작인 에테르노 압구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15층 1개동 29가구 규모로 슈퍼펜트, 그랜드디럭스펜트, 디럭스펜트, 테라스맨션, 코트야드맨션 등 차별화된 공간으로 설계된다.

넥스플랜 관계자는 “앞서 공급한 에테르노 청담보다 부지 면적이 약 1.6배 큰 5128㎡ 규모로 와이드한 웅장함과 여유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며 “노후 단지가 즐비한 압구정 일대에 조성되는 만큼 지역 건축 문화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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