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A만 고집했던 클린스만, 부상·경고 변수 앞에 '골머리' [아시안컵]

김명석 2024. 1. 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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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130="">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대표팀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전날 진행된 자체 게임훈련 도중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소집해제 결정이 됐다. 연합뉴스</yonhap>

말레이시아전을 앞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변수 탓에 그동안 준비했던 플랜A 고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부상자 속출로 전술 변화는 불가피해졌고, ‘경고 변수’까지 더해진 상황이라 라인업 구상에도 애를 먹고 있다. 부임 후 연속성만 강조하며 전술과 선수 기용의 폭을 넓히지 않았던 여파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말레이시아와 격돌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말레이시아는 130위로 격차가 크다. 사실상 16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조별리그 순위는 미정이고, 아직까지 탈락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 2차전 요르단전에서 2-2 무승부에 그치는 바람에 16강 조기 확정 등 모든 계획이 꼬였다.

전력 차가 워낙 큰 데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태라 부담스러운 경기는 아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요르단전 승리를 자신했던 한국이 진땀 무승부에 그치고, 우승후보로 꼽혔던 일본이 이라크에 패배하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조 순위는 물론 16강 진출마저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닌 만큼 말레이시아전 대비 역시 소홀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부상 릴레이로 말레이시아전 라인업에 대한 클린스만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김승규(알샤밥)는 훈련 중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귀국길에 올랐고, 황희찬(울버햄프턴) 김진수(전북 현대)도 여전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이기제(수원 삼성) 김태환(전북)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의 측면 수비수 배치나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았던 스리백 등 전술 변화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을 정도다.

더 큰 고민은 '경고 트러블'이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무려 7명이 앞선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만약 말레이시아전에서 대회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면 16강전에 나설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손흥민과 김민재 없이 16강 한일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대표팀 전력의 핵심 선수들을 말레이시아전에서 휴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부임 후 줄곧 연속성과 뼈대를 강조해 오던 클린스만 감독이 그간의 고집을 꺾고 핵심 자원들을 제외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말레이시아전마저 경기력이 좋지 못하면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데다, 부상 선수들로 인해 전술 변화마저 불가피한 상황에 핵심 선수들까지 빠지는 건 전력 변화 폭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선 손흥민 등을 선발로 기용해 빠르게 승기를 잡고 교체로 빼주는 게 이상적인 시나리오일 수 있다. 그러나 종목 특성상 예기치 못한 경고는 언제든 나올 수 있고, 자칫 경기가 꼬여버리면 위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베트남과의 평가전조차 최정예를 내세우는 등 다양한 실험 없이 플랜 A만 외쳤던 결과는 정작 실전에서 오히려 독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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