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김민재 의존증 줄여야 아시안컵 우승 보인다

박시인 2024. 1. 24. 13: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5일 말레이시아전, 주요 전술 간파당한 클린스만호 최대 과제

[박시인 기자]

 
 이강인이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1차전에서 골을 터트린 후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호가 바레인,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경기 이후 많은 과제를 떠안았다.

1승 1무, 조2위의 성적표는 표면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반대로 만족할 결과도 아니다. 쉽게 2연승을 거두고, 카드 세탁과 로테이션을 가동하겠다는 시나리오가 깨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여러가지 문제점 중 이강인과 김민재에게 가해지는 과부하는 반드시 점검해야할 상황이다.

집중 견제 당하기 시작한 이강인

이강인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한국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로 부상했다. 손흥민 중심이었던 대표팀의 무게중심이 서서히 이강인으로 옮겨간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대일 능력이 강한 이강인에게 자유도를 맡기고 있다. 이강인과 공을 가지지 않은 선수들 간의 간격을 오히려 넓히는 방식이다.

이번 20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다수의 국가들은 밀집 수비로 나선다. 이러한 수비조직을 분쇄하는 데 있어 이강인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이강인은 바레인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멀티골을 터트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초반 바레인에게 실점하며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뻔한 시점에서 이강인의 득점은 경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강인은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지난해 튀니지전부터 바레인전까지 6경기에서 6골 3도움으로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 이강인은 침묵했다. 요르단은 왼쪽 윙백 알 마르디를 이강인에게 전담 마크를 붙이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공을 잡는 즉시 중앙 미드필더들이 대거 압박을 시도했다. 이강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평소보다 공을 빼앗기는 장면이 많았던 이유다.

그동안 많은 짐을 지고 있던 이강인은 간결한 패스로 풀어가는 대신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나머지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이 잦았다.

이날 이강인은 8개의 드리블 시도 중 겨우 3회 성공에 그쳤다. 8회 드리블 성공(12회 시도)을 기록한 바레인전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았다.

이강인이 꽁꽁 묶이자 한국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했다. 그동안 2001년생의 어린 이강인에게 이른바 '해줘' 축구를 구사했던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단계에서 이미 핵심 전술을 간파당한 모습이다.

이러한 집중 견제에 대비해 이강인과 간격을 좁히며 패스를 받으러 가는 동료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또 이강인 역시 드리블보단 패스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도록 코칭 스태프들의 세부 전술 지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부담 가중되는 김민재, 넓은 수비 범위 커버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해 가장 변화의 폭이 큰 포지션은 수비 라인이다.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의 포백은 벤투 감독 체제 아래 장기간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자리를 모두 바꿨다. 김진수, 김영권은 주전에서 벤치로 밀려나고, 김문환이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월드컵에 출전한 서브 자원인 홍철, 윤종규도 마찬가지다.

대신 이기제, 정승현, 설영우가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고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 이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본선 2경기에서 무려 3실점이다. 그동안 약체와의 경기를 통해 가려진 수비에서의 문제점이 대거 발생한 것이다.

특히 김민재 의존증을 지적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김민재 한 명에게 오로지 기대는 수비 전술이다.

약한 수비력, 느린 주력으로 인해 왼쪽 풀백 이기제로부터 생겨나는 리스크를 김민재가 커버하고 있다. 여기에 넓은 공수 간격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 혼자 책임지지 못하는 3선의 공간 또한 김민재가 맡고 있다.

지난 요르단전에서 이기제가 윙어 알 타마리에게 번번이 뚫리자 후반 들어 김민재에게 일대일 마크를 붙였다. 김민재는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 커버, 탄탄한 대인 마크로 알 타마리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많은 스프린트, 많은 활동거리는 제 아무리 김민재라도 지치기 마련이다.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혹사가 대표팀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많은 역할을 해다보니 첫 경기 바레인전에서 이미 경고를 1장 받은 상태다. 차후 경고 트러블로 김민재가 결장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그를 대체할 수비수는 전무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왼쪽 풀백 이기제, 김진수가 부상으로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전 출장이 불투명하다. 결국 전문 포지션이 아닌 선수가 왼쪽 풀백을 대신할 경우 김민재의 보호가 필연적이다.

지난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시험 가동된 정승현-김영권 센터백 라인은 큰 불안감을 노출시킨 바 있다. 김민재 의존증을 줄이는 수비 전술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