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 ‘90초’, 이유 들어보니…

전종보 기자 2024. 1. 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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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멸망까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이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설정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자정까지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90초'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BSA는 2020년부터 지구 종말 시계 초침을 100초 전으로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90초로 앞당겼다.

BSA는 지구 종말 시계가 지난해와 변함이 없는 것은 세계가 안정적이라는 표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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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과학자회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 / 사진 = 연합뉴스DB
지구 멸망까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이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설정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자정까지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90초’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BSA는 2020년부터 지구 종말 시계 초침을 100초 전으로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90초로 앞당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핵 사용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BSA는 올해 시계를 설정한 위험의 근거로 ▲핵 위협 ▲기후 변화 ▲인공지능(AI)과 새로운 생명 공학을 포함한 파괴적인 기술 등을 들었다. BSA 레이첼 브론슨 회장은 “전 세계 분쟁 지역은 핵확산 위협을 안고 있고, 기후 변화는 이미 죽음과 파괴를 야기하고 있다”며 “AI와 생물학적 연구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은 안전장치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BSA는 지구 종말 시계가 지난해와 변함이 없는 것은 세계가 안정적이라는 표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브론슨 회장은 “자정까지 90초는 매우 불안정한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은 요원해 보이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여전히 심각한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 지난 1년 동안 러시아는 수많은 우려스러운 핵무기 사용 신호를 보냈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핵보유국으로서 이스라엘은 분명 지구 종말 시계와 관련이 있다”며 “특히 이 지역에서 분쟁이 더 광범위하게 확대돼 더 큰 전쟁이 일어나고, 더 많은 핵보유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2023년 세계는 기록적으로 가장 더운 해를 겪었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도 계속 증가하면서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며 “전 세계와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는 기록을 경신했고, 남극 해빙은 위성 데이터가 등장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한편, 194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창설한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1947년부터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해왔다.

자정 7분 전으로 시작한 시계는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 종말 2분 전까지 임박했다가, 미-소 간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체결된 1991년 17분 전으로 가장 늦춰졌다. 이후 핵무기가 사라지지 않고 기후 변화와 신종 코로나19 등 위협이 이어지면서 2019년 자정 2분 전으로 설정됐다. 2020년에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자정 전 100초로 이동했고 지난해 90초 전까지 앞당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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