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평범한 소시민의 보이스피싱 사기 추적극 [볼 만해?]

류지윤 2024. 1. 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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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화재로 갈 곳이 없어진 덕희는 돈이 절박하다.

손대리는 덕희에게 대출을 받기 위해 돈을 요구하고, 대출이 절박한 덕희는 손대리의 말대로 돈을 입금한다.

손대리로부터 보이스피싱이 어떻게 돌아가고 총책의 존재, 사무소의 위치까지 정보를 입수한 덕희는 다시 경찰을 찾아가지만, 형사는 주소가 없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다면서 덕희를 피한다.

덕희는 손대리를 구하고 자신의 돈도 찾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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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감독 연출

세탁소 화재로 갈 곳이 없어진 덕희는 돈이 절박하다. 대출을 알아보다 은행의 손대리부터 딱 맞는 상품이 있다는 전화를 받는다. 손대리는 덕희에게 대출을 받기 위해 돈을 요구하고, 대출이 절박한 덕희는 손대리의 말대로 돈을 입금한다. 하지만 이는 모두 보이스피싱이었다.

경찰서에 가봐도 형사들은 덕희의 사건, 사연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보이스피싱을 당한 덕희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경찰의 외면으로 한 줄기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할 때쯤 다시 덕희에게 전화가 온다. 자신에게 사기 친 손대리가 이 곳에서 살려달라는 구조 요청을 보낸다.

손대리로부터 보이스피싱이 어떻게 돌아가고 총책의 존재, 사무소의 위치까지 정보를 입수한 덕희는 다시 경찰을 찾아가지만, 형사는 주소가 없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다면서 덕희를 피한다.

궁지에 몰린 덕희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세탁공장 동료 봉림(염혜란 분), 숙자(장윤주 분)와 함께 직접 칭다오로 향한다. 덕희는 손대리를 구하고 자신의 돈도 찾아올 수 있을까.

'시민덕희'는 지난 2016년 경기도 화성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뒤에 직접 총책(총책임자)을 잡은 김성자 씨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시민덕희'는 캐릭터들의 특성과 상황이 톤을 한층 밝혀주지만,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범죄물이다. 손대리가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펼치는 작전부터, 덕희와의 공조가 시작되면서 기대보다 긴장감이 곳곳에 베여있어 추적극에 충실했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어떤 일에 휘말린 것을 두고 피해자 탓을 하지 않으며, 덕희와 손대리가 피해자에서 생존자로 나아가는 과정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마지막까지 어떤 위협이나 타협에도 덕희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정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더 크게는 사회가 피해자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영화의 힘은 라미란을 필두로 염혜란, 장윤주, 안은진의 케미스트리에서 느껴진다. 각 캐릭터에 녹아든 배우들은 현실에 발붙이고 사는 우리의 이웃, 주변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손대리를 연기한 공명은 캐릭터의 균형을 잘 맞췄다. 고액의 아르바이트 사기를 당해 보이스피싱 집단에 갇히지만, 덕희에게 용기를 받아 성장하는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24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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