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팀, 전세기 타고 조기 귀국 예정…“호텔비 아꼈다” 조롱도

김명석 2024. 1. 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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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카타르와 중국의 경기. 카타르에게 선취골을 빼앗긴 중국 선수들이 벤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카타르와 중국의 경기. 카타르 하산 알 하이도스이 선취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자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무득점 탈락’ 수모를 겪은 중국 축구대표팀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다. 현지에선 이른 탈락에 각종 비판과 조롱 등이 쏟아지고 있다.

24일(한국시간) 중국 시나스포츠, 소후닷컴 등에 따르면 중국 대표팀은 소속팀 전지훈련을 위해 유럽으로 향하는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는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대표팀은 24일 오후 4시께 베이징 다싱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해산할 예정이다.

아시안컵 3회 연속 8강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던 중국축구는 대회 조별리그 A조에서 2무 1패, 무득점이라는 굴욕적인 기록만을 안고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3위인 중국은 앞서 106위 타지키스탄, 107위 요르단과 잇따라 0-0으로 비긴 데 이어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한 카타르(58위)를 상대로도 0-1로 졌다.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무승에 그친 건 48년 만, 단 1골도 넣지 못한 건 역사상 처음이다.

조 3위로 밀린 중국은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에 돌아가는 16강 진출권을 노렸으나,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승점 2에 그친 중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리아와 인도전 0-0 무승부를 비롯해 시리아의 2장 이상 경고 획득, 팔레스타인과 홍콩의 무승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가능했다. 중국 현지에선 중국 대표팀이 극적으로 16강에 오를 확률을 불과 0.52%로 내다봤다.

카타르전 이튿날 훈련까지 취소하고 상황을 지켜보던 중국은 결국 첫 번째 조건부터 틀어지면서 결국 짐을 쌌다. 시리아가 후반 31분 인도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시리아와 인도전에서 골이 나오면서 중국의 탈락도 확정됐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선 잇따라 속보로 중국의 탈락 확정 소식을 전했다.

중국 대표팀은 더 이상 카타르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곧바로 짐을 싸 귀국 일정을 잡고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소후닷컴은 “중국 대표팀이 베이징 다싱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2무 1패, 무득점이라는 기록은 수치스러울 지경인데, 과연 팬들은 영웅들의 귀국을 환영할 것인가”라며 “중국 대표팀은 춘절이 절정에 달하기 위해 서둘러 귀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리아 덕분에 중국축구협회도 호텔비 등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며 비꼬았다. 대표팀을 맞이하는 현장 반응도 굉장히 험악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무득점 탈락’ 수모를 당한 만큼 사령탑인 알렉산다르 얀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현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당장 3월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2차 예선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새 감독을 물색하기도 쉽지 않아 동행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감독의 책임만이 아닌 중국축구 전반에 걸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이번 같은 참사가 반복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소후닷컴은 "지금 중국 대표팀은 어떤 감독이 와도 바꿀 수가 없다. 중국 선수들의 수준이 이 정도다. 중국 축구는 지금 뿌리까지 썩어 있다. 중국축구협회부터 슈퍼리그 각 구단, 지도자들, 선수들까지 마찬가지"라고 했다. 중국 CCTV 한 기자는 "이번 아시안컵은 지난 20년 간 중국축구의 전면적인 퇴보를 보여준 대회였다"고 꼬집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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