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힘 빠진 코치들? 선수들의 '사설 레슨'
배중현 2024. 1. 24. 08:55
"속으로는 (코치들이) 싫어하겠지만, 앞에서는 별소리 못 하죠."
얼마전 프로야구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사설 레슨'을 두고 한 야구 관계자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야구단에서 긴 시간 몸담은 베테랑이다. 구단 운영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기에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었다. 겨우내 타자들이 사설 아카데미에서 타격 폼을 바꿔오면 코치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였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좀 됐다. 나이 든 코치들은 예민할 텐데 젊은 코치들은 그렇게 받아들이는 거 같지 않다.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12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비활동기간이다. 야구규약에는 '선수의 참가 활동 보수 대상 기간은 매년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10개월간으로 하고, 연봉은 10회로 분할 지불한다'고 명시돼 있다. 월급을 받지 않는 12월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2월 1일 전까지 선수들은 구단 단체 훈련을 할 수 없다.
각각 다른 방법으로 비활동기간 개인 훈련을 하는데 최근 화두로 떠오른 게 '사설 레슨'이다. 사설 아카데미에서 단순 훈련뿐만 아니라 투구·타격 폼까지 과감하게 손을 댄다.
이번 겨울만 하더라도 거포 김재환(두산 베어스)을 비롯한 여러 선수가 미국으로 떠났다. 현지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강정호(은퇴)와 함께 훈련하기 위해서였다. '강정호 아카데미'는 지난해 리그 타격왕에 오른 손아섭(NC 다이노스)이 효과를 입증, 선수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손아섭은 최근 2년 타격 영상을 토대로 피드백을 받았다.
김재환도 비슷하다. 그는 "4~5년 정도 고민했던 포인트를 정호 형이 잘 짚어줬다. 몇 년 동안 훈련할 때마다 '이건 분명 아닌데'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그게 해결된다는 느낌을 분명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선수가 해답을 찾았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구단 타격 코치가 들으면 자칫 민감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A 구단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코칭의 방법이 바뀐 거 같다. 이전에는 본인의 타격 이론을 선수에게 주입하는 코치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타격을 적립하는 과정이나 루틴 정도를 조언해 준다"며 "베테랑 선수라면 더욱 노 터치다. 기본적으로 중요한 게 신뢰도인데 선수들이 (코치와 아카데미 중) 누굴 신뢰하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를 프로야구 현장의 '코치난'과 연결하는 시선도 있다. 은퇴 후 대부분의 레전드 선수가 방송으로 빠지면서 '코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주로 저연차 코치들이 수혈돼 선수들의 입김이 더욱 거세졌다는 의미다. B 구단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었다"며 "만약 사설 레슨을 받고 실패한다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냐"고 되물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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