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골프가 스포츠가 되려면
이은경 2024. 1. 24. 08:32
스포츠와 체육 그리고 운동은 얼핏 듣기에는 비슷한 말이다.
그런데 깊게 따지면 엄연히 다르다. 독자는 혹시 이 셋을 구분할 수 있는가? 할 수 있다고? 멋진 독자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 당신은 구분할 줄 아느냐고? 얼추 구분할 줄 안다. 뱁새 김 프로도 몇 해 전까지는 구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체육 공부를 조금 하고 나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다르냐고? 뱁새가 아는 만큼 설명해 보겠다.
운동은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해지려고 몸을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체육은 목표를 정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고. 더 빨리 달리거나 더 멀리 던지거나 더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것 같은 목표를 정하고 말이다. 체육과 운동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성공하는 경험'을 갖게 만드는 지 여부이다. 골프 칼럼이니 골프를 예로 들어보자. 골프 클럽을 휘둘러 공을 멀리 치는 것은 운동이다. 이에 비해 골프 클럽을 휘둘러 공을 멀리 쳐서 그린에 올리면 성공한 것으로 정하고 그 성공을 위해 몸을 단련하는 것이 체육이다. 분명히 조금 다르지 않은가?
운동과 체육을 그렇게 구분한다면 스포츠는 무엇이냐고? 스포츠를 운동이나 체육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규칙'이다. 골프 클럽을 휘둘러 공을 멀리 쳐서 그린에 올리기는 올리되 두 번 쳐서 올린 것과 세 번 쳐서 올린 것에 대해 평가를 다르게 하기로 '규칙'을 정하고 경기 하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다.
긴 풀 속에 공이 잠겨 있어서 자기 공인 줄 알고 쳤는데 퍼팅 그린에 가서 보니 자기 공이 아니라면 잘못된 공을 친 것이니 즉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정하는 식으로 말이다. 고의가 아닌 실수이니 이해하고 바로 잡지 않고 넘어가도 봐 주기로 한다면? 그것은 스포츠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경기 하다가 보면 그런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너그럽게 대한다면 그건 스포츠가 아니다. 세상 사는 다른 기준으로는 그럴싸한 말이지만 그것은 적어도 스포츠는 아니라면 말이다.
스포츠가 정한 규칙은 종목 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상당히 엄격하다. 맨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규칙에 빈틈이 있어 공정하지 못한 것이 밝혀질 때마다 하나씩 빈틈을 메우다 보니 탄탄해졌을 것이 틀림 없다. 이 까다로운 규칙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스포츠를 '움직임의 최고 단계'라고 보는 것이다. 움직임의 최고 단계라는 말은 절대 뱁새처럼 식견이 좁은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체육학자들이 만든 말이지.
몸을 단련하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신체 단련을 넘어선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운동을 계속 하는 체육은 더 좋은 일이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규칙을 지키면서 몸을 움직여서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스포츠 경지에 이른다면 아름다운 일이 된다. 독자나 뱁새가 스포츠에 빠져드는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규칙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어가 아름답다는 사실 말이다.
골프는 운동일까? 아니면 체육일까? 아니면 스포츠일까? “언제 운동이나 한 번 같이 합시다”라고 말하는 골퍼에게라면 골프는 운동이다. "올해는 반드시 '8자'를 한 번 써보겠다"고 추운 겨울에 손을 호호 불어가면 스윙을 연마하고 있는 골퍼에게라면 골프는 체육이다. 골프 대회에 나가서 기량을 겨루거나 라이벌을 이기기 위해 칼을 가는 골퍼에게라면 골프는 스포츠이다. 그가 아마추어 골퍼이든 프로 골퍼이든 상관 없이 그렇다. TV가 중계하는 골프 대회를 보면서 즐기는 것은 무엇이냐고? 그것은 스포츠 관람이다. 스포츠와는 약간 다른 부분이다.
뱁새 당신에게 골프는 무엇이냐고? 뜨끔하다. '뱁새에게 골프는 스포츠'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독자도 골프를 스포츠로 여기라고 조언하고 싶기도 하고. 그러면 확실히 기량이 늘 것이라고 뱁새가 장담한다. 골프가 스포츠가 되려면 뭐가 필요한 지는 독자도 이미 알 것이다. 규칙을 지키면서 플레이 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을. 뱁새는 올 시즌에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챔피언스투어에 나갈 작정이다. 지난해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낸 탓에 받을 온갖 구박과 멸시를 딛고 말이다. 흑!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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